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5일 도쿄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시구식에 등번호 96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나와 개헌발의 요건을 정한 헌법 96조 개정 의지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5일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전성기를 이끈 두 명의 타자인 나가시마 시게오(77) 구단 종신명예감독과 마쓰이 히데키(38)에게 국민영예상 표창장 등을 직접 수여한 후 곧이어 열린 요미우리-히로시마전 시구식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등번호 96이 달린 유니폼을 입고 등장한 아베 총리는 마쓰이가 투수로, 나가시마 감독이 타자로 나선 이 시구식에서 심판 역할을 했다.

그는 시구식 후 기자들이 등번호 96이 아베정권의 개헌 1차 목표인 헌법 96조 개정과 관련있는 것이냐고 묻자 “내가 96대 일본 총리니까 96”이라고 묘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이를 놓고 헌법 96조의 96이 아니냐는 괜한 억측을 불러일으킬 필요까지 있었느냐는 비판이 집권 여당내에서도 나오고 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이와 함께 통상 총리 관저에서 이루어져온 일본 정부 국민영예상 수여식을 이례적으로 도쿄돔에서 개최하고, 총리가 야구 유니폼을 입고 시구식에까지 등장한 데 대해서도 국민영예상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아베 총리의 '퍼포먼스'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편, 일본 헌법 96조의 개요는 ‘헌법의 개정은 총 의원 3분의 2 이상으로 국회가 발의하고 국민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다. 국민투표 등의 방식으로 국민의 과반수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아베 총리의 96조 개헌 방침은 국회 3분의 2 발의를 과반수로 바꿔 개정 조건을 완화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헌법은 국가의 통치 체제에 관련된 기본적 원칙과 국민의 기본적 권리, 의무 등을 규정한 한 나라 최고의 상위법으로서, 전 세계적으로 개헌 요건은 3분의 2 발의 등 신중하고 어렵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