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본부 관계자 “취객만 있지 않아...학생 등 승객층 다양”
지난 19일 자정부터 운행을 시작한 서울시 심야버스가 시민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있다. 늦은 시간 귀가에 어려움을 겪어온 이들에게 적잖은 도움을 주고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향후 노선 확장을 계획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택시업계와의 갈등이 난관이다.
서울시 도시교통본부 관계자는 23일 ‘go발뉴스’와의 통화에서 “일단 (심야버스)에 대한 반응은 좋다”며 “승객수가 19일 900명에서 20일 1470명, 21은 1407명이다. 22일은 720명이지만 평균적으로 보면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는 (승객들이) 많이 탄다”고 전했다.
현재 서울시 심야버스는 2개의 노선으로 운영되고 있다. ‘강서차고지-홍대-신촌-종로-청량리-망우로-중랑차고지’를 운행하는 N26번 버스와 ‘진관차고지-서대문-종로-강남역-대치동-송파차고지’를 운행하는 N37번 버스가 그것이다. 심야에도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요금은 1850원으로 책정됐지만 시범운영 3개월동안은 일반 시내버스와 같은 1050원이 적용된다. 운행시간은 자정부터 오전 5시 사이이며 배차간격은 35분~40분 정도다. 정류소에 설치된 도착안내단말기와 교통정보센터 모바일웹, 서울 대중교통 어플리케이션 등을 통해서 도착시각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관련, 관계자는 “120 다산콜센터에 전화를 하면 (운행)시간을 다 알려준다”며 “첫날 타봤지만 현재까지는 (배차시간표와) 1~2분 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교통이) 안막히는 시간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배차시간이 좀 긴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운행) 권역확대는 계획중이지만 배차간격을 줄이는 것은 (고려를) 안하고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심야버스를) 너무 많이 운행하면 택시업계에서 반발이 더 심할 것 같다”는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또한, “가끔 택시업계에서 민원이 들어온다”며 “요금 현실화 등 택시 관련 대책도 함께 (수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일보>는 23일자 14면을 통해 심야버스에 탑승한 승객들의 풍경을 전했다. 이 신문은 “지난 19일부터 시범 운행에 들어간 심야버스의 주된 승객은 대리운전 기사였다”며 “전체 승객의 70~80%가 대리운전 기사로 추정된다”는 N26번 운영업체 배차 담당자의 말을 전했다.
이 신문은 “시행 첫날 30명 정도 탈 것이라 예상했는데 170명이 넘는 승객이 심야버스를 탔다”는 N37번 운영 업체 관계자의 말을 전하며 “일요일 밤에서 월요일 새벽으로 이어지는 이날에도 심야버스는 서서 가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붐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심야버스를 처음 탔다는 서울시립대 건축학과 대학원생은 “택시를 탔으면 할증이 붙어 1만원 넘게 나오는 거리인데 저렴하게 갈 수 있어서 좋다”는 소감을 전했다. 30대 여성도 “술 마시고 늦게 들어갈 때 여자 입장에서 택시는 조금 불안했는데 심야버스는 그런 걱정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조선일보>는 “홍대입구 정류장에서 만취해 탑승한 20대 남성 3명은 버스에 타자마자 서로에게 ‘X발’, ‘X새끼’ 같은 욕설을 하며 술주정을 부리다 버스 맨 뒷자리에 누워 잠을 청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도시교통본부 관계자는 “일부에서는 술취한 사람들에게 술을 (더)먹게 해준 것 아니냐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학생도 있고 (승객)층이 다양하다. 술취한 사람이 좀 있기는 한데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술에 취해서 시비를 건다든가 그런 경우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윤준병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심야버스 운행과 관련, “서울 경제가 24시간 체제로 돌아가면서 다양한 시민 이동패턴이 나타남에 따라 교통 취약시간대인 심야에 이동하는 시민을 위해 심야전용버스를 도입했다”며 “시범운행 모니터링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적합한 노선을 선정해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