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중은 개·돼지’ 막말 논란을 일으켰던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 <사진제공=뉴시스>

법원이 ‘민중은 개‧돼지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나향욱(48)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국장)에 대한 파면 처분은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김국현 부장판사)는 29일 나 전 국장이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파면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나 전 국장의 비위 사실은 인정되지만, 그 정도에 비해 징계가 과하다”며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처분”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국가공무원법상 파면처분은 가장 무거운 징계로, 비위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 내려지는 수위”라며 “이 경우 징계 기준은 강등·정직·감봉 정도”라고 밝혔다.

나 전 국장은 지난해 7월 경향신문 기자들과의 저녁 자리에서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 개‧돼지로 보고 먹고살게만 해주면 된다”고 말해 파문이 일었다.  

나 전 국장은 당시 상황을 녹음한 음성 파일 등을 제출하며 소명했지만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는 징계 최고 수위인 파면 처분을 내렸다. 

중앙징계위는 “공직사회 전반에 대한 국민 신뢰를 실추시킨 점, 고위공직자로서 지켜야 할 품위를 크게 손상시킨 점을 고려해 가장 무거운 징계처분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나 전 국장은 결과에 불복해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이에 지난해 12월 서울행정법원에 파면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나 전 국장은 경향신문을 상대로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냈지만 지난 6월2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재판장 이흥권 부장판사)는 “발언이 허위라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의 이날 판결에 대해 네티즌들은 “공무원은 국민에 봉사하게 되어 있는데 개‧돼지 발언이 해임사유가 아니라고”(Lun*****), “민중은 개돼지가 맞다는 건가?”(Gyo******),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바뀐 것은 겨우 청와대 뿐이다’라는 사실입니다”(ycki*****), “헌법적 가치인 국민주권주의를 무시하는 나향욱 같은 사람이 여전히 공무원이 되어도 좋다는 법원은 판단하고 있는가?”(Luna*********), “공무원이, 그것도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국민들을 개돼지로 보는데 파면이 너무 심하다고?”(V40*******), “나향욱이 개‧돼지 말 한 것 보다 그 정신으로 만든 교육정책이 의심스럽습니다. 그게 궁금해요”(Jig*****) 등의 반응을 보였다. 

우석훈 성공회대 교수는 “슬프게도, 우리집 애들도 개돼지 맞다는 말인가?”라며 “아니면 이 정도로는 파면 요건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말인가?”라고 의문을 표했다. 

서주호 정의당 서울시당 사무처장은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파면이 부당하다는 판결을 한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 김국현 부장판사님!”이라며 “대한민국이 신분제 사회고 민중이 개돼지가 맞나요?”라고 물었다. 그는 “이 황당한 판결을 하고 정말 떳떳합니까?”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