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일찍이 ‘최순실‧박근혜 비정상적 관계’ 파악, 적극 활용”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정유라 지원 계획이 승마협회와 마사회 사이에 정식으로 논의됐다는 녹취록이 나왔다”며 “승마협회가 마사회에 처음에는 650억을 지원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지난해 10월25일 마사회 박재홍 전 감독과 김영규 부회장의 30여분간에 걸친 통화내용을 공개했다.
김 의원은 “박재홍 감독이 독일에 갔다가 일방적으로 돌와오고 나서 마사회 시말서를 쓰게 된다”며 “저희가 이 경위서를 확보해서 공개를 하게 되는데 이후 여러 얘기가 나오니까 김영규 부회장이 박재홍 감독에게 전화해서 왜 시말서가 돌아다니게 됐느냐라고 따지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승마협회는 회장사를 2015년 3월 한화에서 삼성으로 바꿨다. 회장사를 바꾸기 전인 2014년 9월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만나 회장사를 맡아달라고 정식 요청했다.
이어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사장이 2015년 3월께 대한승마협회 회장으로 취임했다. 공기업인 마사회에는 박근혜 캠프 핵심인사이자 삼성맨인 현명관 회장이 2013년 12월부터 취임해 활동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 회장은 ‘최순실 게이트’ 관련 의혹이 불거지자 2016년 12월 퇴임했다. 김영규 부회장은 2015년 8월 마사회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이같이 주요 인물들의 인사 이동을 짚은 뒤 김 의원은 “2015년 6월에 만들어진 문서라고 추정되는데 핵심은 ‘피겨의 김연아, 골프의 박세리와 같은 국민영웅을 승마에서도 만들 때가 됐다’라는 것”이라고 관련 문서를 설명했다.
김 의원은 “문서가 2개 있는데 초안에는 당시 정유연이라는 (정유라의)실명이 적혀 있다”며 “지원계획이 쫙 나오는데 마장마술 분야는 삼성이 지원하고 장애물 분야는 마사회가 지원한다는 내용과 금액도 나온다”고 밝혔다.
이같이 지원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와중에 박재홍 전 감독이 독일에 갔다가 갑자기 귀국하는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박재홍 전 감독과 김영규 부회장의 ‘시말서 유출’ 관련 통화내용에 대해 김 의원은 “(김영규 부회장이) 박재홍 당신이 얘기 안했으면 나갈 일이 없는데 이게 어떻게 나갔느냐고 하니까 박재홍 감독이 억울해 하며 ‘나는 독일 가서 일을 진행 하다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판단을 해서 판을 깨고 돌아왔다, 그래서 마사회가 최순실에게 60억원이라는 돈을 결국 안 주게 된 것이다, 이게 내 공이다’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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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권 의원은 “60억이라는 돈이 나오니까 김영규 부회장이 ‘아니다, 맨 처음에는 650억원을 내놓으라고 그런 거다’라고 말한다”고 했다.
이어 김 의원은 “승마협회가 마사회에 처음에는 650억을 지원하라고 했는데 말도 안 된다고 김영규 부회장이 잘랐다는 것”이라며 “150억으로 줄었다가 60억으로 줄었다가 최종적으로 24억이라는 돈을 지원하는 걸로 의견이 모아졌고 그것을 현명관 당시 회장에게 보고를 했었다라는 얘기가 이 대화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김 의원은 실제 24억을 현명관 회장에게 보고했다는 증거를 문서로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2015년 6월경 만들어진 중장기 로드맵 문서의 사실이 현실화 된 것”이라며 “그때 김영규 부회장을 찾아왔던 사람이 승마협회 황성수 부회장, 김종찬 전무이다. 그 협의들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황성수(전 삼성전자 전무)는 승마협회에서 삼성맨”이라며 “삼성이 직접 개입해 그 일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서로 적극적으로 활용했다고 봐야 한다”며 “최순실도 삼성을 활용해서 돈을 뜯어낸 것이고 삼성도 그 정보를 훨씬 이전부터 얻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3년 현명관이 마사회에 갈 때부터 이미 삼성은 최순실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짐작한다”며 “일찍이 최순실의 존재를 안 삼성이 최순실과 박근혜의 비정상적인 관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먹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