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일자리 추경예산 관련 시정연설을 두고 ‘언발에 오줌누기’라고 혹평했던 자유한국당에서 이번에는 문 대통령의 ‘PPT 활용’을 지적하는 발언이 나왔다. 주인공은 다름 아닌 정우택 원내대표다.

▲ 13일 국회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한 정우택 원내대표.<사진설명=뉴시스>

정 원내대표는 1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진정성 있는 협치의사를 표시할 줄 알았지만 (야당에) 협력을 바란다는 식으로 무성의하게 마무리했다”며 “야당의 의사 없이 현란한 수사나 PPT로 연설 기교를 보인다고 진정한 협치와 소통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국회 시정연설에서 ‘말’로만 하는 연설에 그치지 않고 국회 본회의장 대형 스크린에 PPT자료를 띄워놓고 의원들을 상대로 한 ‘추경 예산 프레젠테이션’에 나선 바 있다.

이와 관련,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그동안 시정연설은 연설문만 제공됐지만 오늘 시정연설에서는 메시지를 정확하고 분명하게 전달하기 위해 시각적 보조자료인 프레젠테이션 형식을 사용했다”며 “현장의 국회의원은 물론 시정연설을 지켜보는 국민들게 추경예산안 제출의 의미를 보다 쉽게 이해시켜 드리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용기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대해 “대부분을 추경에 할애하면서 청년과 소방관, 여성 등을 향해 ‘감성적 일자리론’을 폈으나 ‘언발에 오줌누기식’의 일자리 대책만 나열했을 뿐”이라며 “국가재정법에 어긋나는 추경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문 대통령의 PPT연설을 평가절하했다. 김 원내대표는 13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일자리 문제의 심각성과 중요성을 파워포인트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감성에 호소하지 않더라도, 구체적인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누구나 인정하는 이 시대 최고의 (문제는) 민생”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대통령께서는 시정연설에서 그동안 국민의당이 지적해온 여러 문제점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없이 그저 빨리 통과시켜달라는 말씀뿐이었다”며 “이는 협치를 하려는 자세라고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PPT가 더 설득력이 있다기 보다는 굉장히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니까 추경예산을 직접 와서 연설한 것부터 시작해서 이거 통과시켜달라는 것이 마음으로 몸으로 다 보여주는 그런 상황이었다고 본다”고 비교적 호의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의 시정연설.<사진제공=뉴시스>

정의당은 전날 추혜선 대변인의 브리핑을 통해 “무엇보다 정부 정책 시행을 위한 추경 편성에 국회의 협조를 구하고자 대통령이 직접 나선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며 “특히 소방공무원과 집배원, 복지공무원, 어린이집 교사 등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충을 천명한 것은 반갑다”고 평가한 바 있다.

‘보수야당’인 바른정당의 주호영 원내대표는 1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추경요건에 해당된다는 설명이 충분해야 하는데 그 점이 전무했다”면서도 “PPT를 호용해 국회에 보고하는 모습도 신선하고 좋았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추경예산을 대통령이 직접 국회에 설명하기는 헌정 사상 처음이라는 측면에서 대통령의 진정성과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시정연설에 대해 “본회의장에서 직접 PPT까지 사용하시면서 ‘일자리 추경안’의 절실함과 시급성을 국민께 잘 설명하셨다”며 “고용재난상황과 양극화의 난제에 직면한 대한민국의 현실을 절절하게 설명하셔서 지켜봤던 많은 국민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고, 많은 공감을 일으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