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인준 정국’에서의 앙금이 남은 탓일까. 이쯤 되면 ‘뒤끝’이라는 표현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낙연 신임 국무총리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표결에 보이콧했던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이 총리의 방문요청을 거부하고 나섰다.

▲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이낙연 신임 국무총리의 방문요청을 거부했다. 사진은 1일 오전 국민의당 지도부를 방문한 이낙연 총리(오른쪽)<사진제공=뉴시스>

정 원내대표는 1일 오전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 총리의 자유한국당 방문요청에 대해 “이런 상황에서는 만나기 대단히 불편하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독선이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진정성 없는 언론 사진찍기용 회동에는 응할 수 없다”고 거절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 총리는 이날 국회를 방문해 정세균 의장을 비롯, 여야 지도부들을 만난다.

또한,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협치 정신으로 제안했던 ‘여야정협의체’ 구성도 무의미한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대통령과 정부가 주재하는, 일방적인 국정 설명회 식의 성격을 가진 여야정협의체에 자유한국당은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앞서 정세균 의장과 여야 4당 원내대표들은 지난 22일 회동을 통해 문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정협의체 구성을 위한 ‘국회의장-원내대표단’ 모임을 매주 월요일마다 정례적으로 진행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정 원내대표는 이 총리 인준안 처리와 관련, “입법부 수장으로서 본분을 지키지 못한 점에 대한 각성을 강력하게 요구한다”며 “정 의장의 각성과 재발방지 의지 표명이 없다면 매주 월요일 4당 원내대표 회동에 참여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같은 ‘불참 선언’은 여야 합의를 일방적으로 깼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는 대목. 대신 정 원내대표는 “진정한 협치정신의 구현을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국회 주도의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정 원내대표는 향후 예정돼 있는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에서 강력한 공세를 펼칠 것임을 예고하기도 했다. “인사청문회에 더 철저하고 엄중한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밝힌 그는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해 “청문회에 설 자격이 있는지 의심될 수준”이라고 날을 세웠다.

▲ 1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운데)<사진제공=뉴시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SBS라디오 ‘박진호의 시사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도 “저희는 이미 현미경 검증을 하겠다는 얘기를 말씀 드린바 있다”며 강경화·김상조 후보자에 대해 “지금까지 나온 의혹만으로도 대통령께서 지명 철회를 하시는게 당연하다. 아니면 본인 스스로 사퇴하는게 마땅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새 정부 출범이니만큼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여론도 분명히 있다. 자유한국당 입장에서는 조금 부담이 될 것 같다”고 언급하자 정 원내대표는 “지지도가 높다고 해서 청문회는 그냥 대통 넘어가게 해줘야 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며 “올바른 판단 기준이 있어야 하고 나중에 이러한 선례가 나쁜 선례로 남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