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외무장관), 김이수(헌법재판소장), 김동연(경제부총리) 후보자 등 고위공직 후보자 3인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한꺼번에 진행됐던 이른바 ‘슈퍼 수요일’이 마무리 된 가운데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김동연 후보자에 대해서는 임명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김이수·강경화 후보자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 7일 경제부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김동연 후보자.<사진제공=뉴시스>

정 원내대표는 8일 오전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병역회피 문제, 부동산 투기 문제가 (청문회에서) 거론됐지만 김 부총리(후보자)에 대해서는 내일 보고서 채택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들과 야당의 눈높이에서 봤을 때 이 정도는 해도 충분히 자격이 된다는 분에 대해서는 바로 바로 (청문보고서 채택을) 해드리려고 한다. 김동연 후보자는 거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발언은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등에 대해 ‘임명불가론’을 주장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 일각에서는 ‘반대를 위한 반대’ 혹은 ‘묻지마 반대’가 아니냐는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김동연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 과정에서 큰 흠결이 발견되지 않았던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 원내대표는 “아무나 무는 호랑이가 아니라, 발목잡기라든지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에서 올바른 처신으로서 옳은 일을 하고 있구나 하는 신뢰를 얻는 야당이 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강 후보자와 김이수 후보자에 대해서는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강 후보자에 대해서는 “외교는 신뢰라고 본다. 그런데 수많은 의혹에 대해 거짓 해명이 있었기 때문에 외교장관으로서 신뢰도 잃어버렸다고 판단한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자에 대해서도 “헌재 재판관으로서 자랑스러운게 뭐냐고 하면 통진당(통합진보당) 해산을 반대한 것을 들고 있는 분이기 때문에 저희들로서는 반헌법적 사고를 가진 분이 헌재 소장이 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라며 “5.18정신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신 바 있기 때문에 다른 당도 아마 거기에 대해 반대 입장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8일 오전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정우택 원내대표.<사진제공=뉴시스>

다만, 김 후보자에 대한 인준 표결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만약 표결에 부친다면 참석해서 반대할 생각을 검토하고 있다. 아직 확정하지 않았지만 그런 생각을 갖고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정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강경화‧김이수 후보자에 김상조 후보자까지 묶어 “도덕성과 직무적합성에서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다”며 이들에 대해 ‘부적격 3종 세트’라고 표현했다.

반면,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세 분(강경화‧김이수‧김동연) 다 대체로 무난하고 순조롭게 청문회가 이뤄졌다고 생각한다”며 “그간 제기됐던 의혹들이 상당부분 소명됐고 일부 논란에 대해서는 후보자가 진솔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에게 용서와 이해를 구했다. 그만하면 후보자에 대해서는 합격선에 들었다고 보여진다”고 언급했다.

우 원내대표는 “청문회를 국민들께서 지켜보셨다. 후보자들에게서 공직자로서의 부적합한 결정적인 흠결이 드러나지 않는 한 무리한 반대, 묻지마 낙마는 국민에게 발목잡기로 보일 수 있다”며 “새 정부가 국민을 위해 신명나게 일할 수 있도록 야당의 넓은 이해와 협조를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