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의 고려대 동기가 운영하는 건설업체가 4대강 사업공사에서 원도급자의 낙찰금액보다 높은 수준의 공사비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언론에 의해 불거졌다.

<경향신문>은 “이미경 민주통합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태아건설의 4대강 하도급 내역을 보면 6건의 공사에서 모두 1414억원을 받았으며 평균 하도급률은 104%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이 건설사는 이명박 정권 시절 매출액이 70% 이상 급성장했다”며 “대통령과 친분을 가진 특정 업체에 물량 몰아주기와 과도한 공사비 산정으로 특혜를 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 부풀려진 공사비가 비자금 조성에 사용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하도급률은 원도급업체가 낙찰받은 공사비 중 하도급업체에 지급하는 금액의 비율”이라며 “건설산업기본법은 적정한 하도급률을 82% 정도로 삼고 있다. 하도급률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원도급자가 발주처와 계약한 금액보다 더 많은 돈을 하도급업체에 지불했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경향신문>은 “태아건설은 2009년 현대건설로부터 낙동강 22공구 토목공사와 다기능보 하도급 공사를 수주했다. 이 공사의 하도급률은 각각 114%, 124.4%로 나타났다. 삼성물산도 지난해 낙동강 하굿둑 배수문 증설공사와 안동-임해댐 연결공사를 각각 100.9%, 94.2% 하도급률로 태아건설에 맡겼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또한, “태아건설은 또 SK건설로부터 2009년 경인아라뱃길 굴착공사를 188억원에 수행하기로 계약했으나 공사 진행 과정에서 62억원을 더 받았다”며 “이 공사의 최종 하도급률은 177%나 됐다”고 덧붙였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태아건설과 하도급계약을 맺었던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일반적인 경우보다 태아건설에 공사비를 많이 준 것은 맞다”면서도 “애초에 발주처와 계약한 공사비가 거의 이윤을 남기기 어려울 정도로 낮았고, 하도급 공종별 특성에 따라 많이 줄 수 밖에 없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또다른 기사에서 “적자를 볼 정도로 4대강 사업비가 낮게 책정되다보니 일부 하도급 업체들에 100% 넘는 하도급률로 지급할 수 밖에 없었다”는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또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하도급 계약도 경쟁입찰을 통해 선정한 것이므로 문제가 없고 정해진 공사기간 내에 반드시 끝내야 했기 때문에 공사비가 늘어난 측면도 있다”고 해명했다.

이미경 의원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태아건설이 보이지 않는 정권의 후원 아래 공사비를 부풀리고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이 짙으며 이에 대한 규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태원 태아건설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고려대 경영학과 61학번 동기이자 현대건설에서 함께 근무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지난 3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태아건설은 현대건설과의 해외현장 도급계약 해지문제로 마찰을 빚다가 끝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한편, <경향신문>은 15일 “태아건설은 하도급 계약 때와 달리 추가 공사가 늘어나 공사비가 증액됐을 뿐 특혜는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태아건설 관계자는 “최초 계약을 할 때는 하도급률이 높지 않았는데 추가 공사 때문에 최종적인 하도급률이 높아졌다”며 “4대강 사업에 참여한 다른 건설업체들에 비해서도 하도급률이 높지 않았으며 한두 곳의 현장을 빼고는 오히려 적자를 봤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