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TV조선 화면캡처>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이익 공유 관계’ 정황과 관련 최순실씨의 의상실 디자이너 임모씨의 특검 진술이 4일 공개됐다. 임씨는 박 전 대통령의 옷을 매달 7벌 가량 제작했으며 최씨로부터 월급을 받았다고 말했다. 

뉴스1에 따르면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씨의 뇌물 사건 첫 공판에서 최씨의 지시를 받고 박 전 대통령의 옷을 2013년 1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만든 임씨의 진술을 공개했다. 

임씨는 한달에 7벌, 순방 때는 10벌 정도 제작했으며 최씨가 직접 제작 지시를 했다고 말했다. 

임씨는 “2015년 12월까지는 의상실에서 최씨와 만났고 2016년 1월부터는 전화로만 지시받았다”며 “전화가 올 때마다 발신자 제한번호 표시로 전화했다”고 진술했다.

비용에 대해 임씨는 “2014년 12월까지는 월 450만원의 급여를 (최씨의 측근이었던) 고영태씨에게 받았고, 그 이후부터는 최씨 또는 최씨의 경리로부터 직접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다 2016년 10월부터 12월까지는 450만원을 윤전추 전 청와대 행정관으로부터 받았다”고 특검에 진술했다.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지고 최순실씨가 해외 도피 상황이 되자 청와대가 직접 월급을 주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이던 1997년부터 대통령 임기 초까지 의상 제작에 관여한 홍모씨도 의상 대금을 최순실씨가 지불했다고 특검에 진술했다. 

홍씨는 “최씨는 항상 현금으로 박 전 대통령의 의상비를 계산했다”며 “대통령이 취임식 당시 입었던 옷도 자켓과 코트를 합쳐 200만원을 받아야 했지만 최씨가 비싸다며 100만원을 현금으로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임씨는 사무실 비용도 최씨가 지불했다고 밝혔다. “사무실 보증금 2000만원은 최씨의 경리인 강모씨가 현금을 가져와 본인 명의로 계약하며 냈다”며 “(임대료도) 최씨가 지급한 걸로 안다”고 특검에 진술했다. 

또 임씨는 옷 제작을 위해 청와대를 출입한 사실과 관련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10번 정도 들어가 제작한 옷을 대통령에게 입혔다”며 “청와대 정문에선 나에 대한 신분 확인이 없이 내실 앞까지 갔다”고 진술했다. 

아울러 임씨는 지난해 10월경 ‘국정농단’ 관련 태블릿PC가 보도되고 의상실의 존재가 알려지자 청와대가 진화에 나섰다고 증언했다. 윤전추 전 행정관이 의상 제작 관련 작업 지시서와 패턴을 챙겨달라고 해 11월 중순경 라면 박스 1개 분량의 지시서와 패턴을 줬다고 밝혔다. 

특검측은 “뇌물 수수 공범 관계를 입증하기 위해 두 사람이 사회·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라는 걸 입증하기 위한 것”이라며 “뇌물을 요구하고 받는 과정에서 역할을 분담하면 공동정범이 된다”고 말했다. 

특검측은 “최씨가 요청한 대로 대통령이 삼성 측에 뇌물을 요구한다는 건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관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간접 사실이며, 그 중 하나가 의상비를 최씨가 대납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