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비선진료’ 의혹과 관련해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체포된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이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조사를 받기위해 출석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대통령 비선진료 방조 혐의와 70여대의 대포폰을 개통해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관계자, 최순실씨 등에게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의 구속영장이 기각돼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7일 “영장이 청구된 범죄사실과 그에 관하여 이미 확보된 증거, 피의자의주거, 직업 및 연락처 등에 비춰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특검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26일 전기통신사업자법 위반, 의료법 위반 방조, 위증, 국회에서의 증언 및 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불출석) 등 혐의를 적용해 이 행정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영선 행정관은 그간 군대 후임이 운영하는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차명폰 70여대를 만들어 박 대통령, 청와대 관계자, 최순실씨에게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주치의나 자문의가 아닌 이른바 ‘보안손님’ 자격으로 ‘주사아줌마’, ‘기 치료 아줌마’ 등 무자격 의료업자들을 청와대에 출입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28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최순실씨는 해외 나갈 때도 이영선 행정관이 개통해준 대포폰을 항상 챙기며 청와대와 연락선을 유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 씨가 일본, 독일에 갔을 때도 대포폰에 각각 일본 통신사와 독일에서 통신사업을 하는 영국 통신사의 통신망 접속 기록이 남아 있었다.

또 최씨와 박 대통령이 함께 개설해 사용했던 대포폰의 최종 해지 날은 지난해 10월30일이었다. 해외 도피 중이던 최 씨가 직전 박 대통령과 집중 통화를 한 뒤 검찰 수사를 받기 위해 귀국한 날이다.

▲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아울러 이영선 행정관은 헌법재판소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최순실씨와 박 대통령은 옷 문제로 의상실에서 처음 만났다”고 했으나 거짓 증언으로 확인됐다.

특검 조사 결과 박 대통령은 당선 이전에도 최순실씨가 운영하는 의상실에서 옷을 맞춰 입었으며 당시에도 이 행정관은 옷 심부름을 했다고 <동아>는 보도했다.

이같이 상당한 의혹이 제기됐으나 법원은 ‘이미 확보된 증거’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특검이 수사과정에서 확보한 차명 휴대전화와 개통내역, 통화내역 등의 증거가 되레 구속을 막은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이영선 행정관은 그간 특검의 수차례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잠적했다가 특검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에 나서자 24일 출석했다. 그러나 특검 조사에서도 일관되게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

▲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이에 대해 SNS에서는 “대포폰=차명폰 70개를 불법으로 써도 구속 안되나”, “일반인도 그런가요?”, “판사가 문제다”, “이런 자를 구속하지 않으면 어쩌자는 거냐, 법원”, “기각사유가 ‘이미 확보 된 증거가 넘나 충분해서’ 굳이 구속할 이유가 없다는 것, 청문회 안 나오고 헌재서 거짓말하고 특검 체포 후 묵비권 행사로 버텼는데”,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 이젠 판사들 이름까지도 외어야 할 판이다”, “대포폰의 황제 이영선 영장기각한 권순호 판사, 이게 법치주의 국가인가”, “이영선 도주 우려 있잖아요. 집에도 없고 나오라고 해도 안 나오고 세월호 키맨이라잖아요. 사안의 중대성을 모르세요?”, “범죄자가 확실하니 구속을 안시킨다고?”, “검찰로 넘어가기 전부터 수작이 시작되네, 어이가 없다”, “차명폰 개통해도 범죄가 아니라는 법원의 결정인가?” 등의 의견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