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차 본회의를 마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닫은 채 국회를 나서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황교안 권한대행이 청와대 압수수색 문제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말에는 “(청와대 경내 총책과 관련) 총체적, 최종적으로는 내가 지휘를 한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황 대행은 특검이 3일 공식적으로 협조 요청을 하자 “권한대행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며 권한과 책임을 미뤘다. 황 대행측은 6일 공식 답변도 하지 않고 공문도 보내지 않겠다고 밝혀 ‘기름장어 꼼수 답변’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앞서 황 대행은 지난해 12월21일 임시국회 대정부질의에서 이정미 정의당 의원의 “청와대 경내 책임‧권한의 총책이 누구냐”는 질문에 “총체적으로는 최종적으로는 내가 지휘를 한다고 볼 수 있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특검수사가 곧 시작된다”며 “청와대 경내 총괄책임자는 총리라고 답변했는데 경호실에 압수수색 받으라고 지시해야 한다, 지시하겠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황 대행은 “현장에서 판단할 일이고 또 현장에서 판단이 어려워서 내게 지휘를 올리면 나도 같이 판단을 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황 대행은 “압수수색이 청구 돼서 영장이 나오면 무엇에 대해, 무슨 사유로 하는 것인지 그 자료를 보고 판단할 수 있다”며 “같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 <자료출처=이정미 정의당 의원>

그러나 총리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특검이 협조 요청을 했는데 그거에 대해서 굳이 답을 드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언론에) 발표 드리는 것으로 갈음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황 대행측은 “압수수색이 가능한지에 대한 법령상 판단은 해당 시설의 기관장인 대통령 비서실장과 경호실장이 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규철 특검보는 정례브리핑에서 “대통령 비서실장과 경호실장도 대통령의 지휘를 받는 사람으로 현재는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며 “양쪽 입장이 대립되기에 황 대행이 충분히 판단을 하거나 적극적 조치를 해 줄 수 있는 입장이 아닌가 판단해서 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 특검보는 “황 대행이 언론에 답변 의무가 없다거나 답변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는데 공식적으로 그와 같은 답변이 오면 받아본 이후 후속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 특검보는 “압수수색 영장의 유효기간이 28일”이라며 “오늘까지 기다려 본다고 했는데 그런 상황들도 고려해 약간 유동적으로 변동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추가로 확보된 ‘안종범 수첩 39권’의 보관장소가 청와대였던 것과 관련 이 특검보는 “청와대에 피의 사실과 관련돼 많은 자료들이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대행의 태도에 대해 이정미 의원은 “황 대행의 임무가 박근혜 대통령 방패에 불과하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실무자들에게 권한과 책임을 돌리는 황당무계하고 비겁한 변명으로 일관해서는 안된다”며 “이런 행태가 계속된다면 탄핵 당하는 절차가 멀지 않아 진행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은 SNS에서 “압수수색 문제를 결정할 ‘권한’도 없다면 ‘권한대행’에서도 물러나셔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하고 있지 않은 분이라면 권한대행 직함도 가지면 안되지 않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