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이 박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 각종 인사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세계일보>는 12일 ‘정윤회 문건(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작성)’ 초안 성격인 ‘시중여론’을 분석, 안 전 비서관이 집권 초기 “나를 거치지 않으면 김기춘(비서실장)이도 ‘대장’(박 대통령)에게 보고서를 낼 수가 없다”고 발언하는 등 자신의 막강한 권력을 주위에 과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 최순실(60·구속)씨와 함께 현 정부 국정을 좌지우지 해온 것으로 알려진 청와대 '문고리 권력 3인방' 중 한명인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이 검찰조사를 마치고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나서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세계>에 따르면, 문건에는 안 전 비서관이 “‘내가 대장에게 한마디만 하면 수석 한둘쯤 날리는 것은 일도 아니다. 말이 비서관이지 실장보다 내가 더 결정권이 있다. 나는 대장 빼놓고는 나에게 지시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과시성 발언을 하였음”이라고 쓰여 있다.

‘시중여론’에는 안 전 비서관이 정부 인사는 물론, 총선 공천에도 개입한 정황이 담겨있다.

문건에 따르면, 안 전 비서관은 “지금 청와대에 들어오려면 나를 거치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민정(수석실)에서 조응천(전 공직기강비서관)이가 검증한다고 해도 대장(박근혜)께 최종 확인은 내가 받는다”고 발언했다.

또 “각 수석들이 자기들이 올린 사람에 대해 나에게 일찍 해달라…어떻게 돼가느냐 등을 물어보면서 내 앞에서는 눈치만 보고 슬슬긴다”는 말도 했다.

안봉근 전 비서관이 인사에 개입했음을 시인하는 내용도 들어있다.

“VIP께서 (오후)6시가 되면 관저로 이동하는데 그때부터 중요한 인사 등에 대해 저에게 물으시고 저는 관저에서 종합적인 의견을 건의한다.”

특히 ‘시중여론’에는 안 전 비서관의 총선 공천 개입 정황도 담겨있다.

“OOO이는 내가 배지를 달아줬다.” “내가 마음만 먹으면 3,4명쯤은 대장께 이야기할 수 있고 (국회의원 배지를)달아주는 것 문제도 아니다.”

한편, <한겨레>는 “문고리 3인방이 이너 서클에 껴주며 ‘문지방’을 넘게 해준 이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사실상 유일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안봉근 전 청와대 제2부속비서관,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 등이 어려울 때 우 전 수석의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며 “그래서 우 전 수석의 ‘청와대 생존기간’이 길어진 것 아니겠느냐”는 말이 나온다고 <한겨레>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