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권력실세 1위’ 판단 근거?…박관천 “다 말하면 내 주변 다쳐…무덤까지 갖고갈 것”
“우리나라 권력서열 1위는 최순실, 박근혜 대통령은 3위에 불과하다”고 폭로한 박관천 전 경정(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이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정윤회 문건’을 보고 받은 후 “태도가 확 달라졌다”고 말했다.
박 전 경정은 <조선일보> 최보식 선임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김기춘 전 실장에게 보고된 문서는 “1차 동향 보고서에 불과했다”며 “민감한 사안이라 조사를 본격적으로 할지 말지를 위에서 오더를 내려줘야 하는 것이다. 보고한 조응천 비서관에 따르면 (김기춘 실장이)가타부타 반응이 없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그때 (김기춘 실장이) 대통령에게 보고했는지는 모르겠다”며 “다만 조사를 지시했을 때와 보고서를 받은 뒤에 김 실장의 태도가 확실히 달라졌다. 현실 판단을 잘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보고서에는 정윤회가 이재만, 정호성, 안봉근 등 ‘문고리 3인방’ 등과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매달 정기적으로 만났고, 이 자리에서 김기춘 비서실장 교체 등을 논의한 것으로 나온다.
박관천 전 경정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처음에는 자신의 경질설에 분개했지만, 권력 실세의 힘을 알고 나서 비굴해졌고 타협했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말하자면 그런 뜻”이라고 확인했다.
최보식 기자가 “보고서 내용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지 않았냐”라고 묻자, 박 전 경정은 “김기춘 실장의 인사 빼고는 그 뒤 그대로 다 이뤄졌다”며 “이정현 홍보수석도 청와대에서 내쳐졌지 않나. 그가 새누리당 대표가 됐을 때, 보고서에 나오는 ‘근본도 없는 놈’이라는 말을 인용했을 때 감회가 새로웠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박 전 경정은 ‘최순실이 권력실세 1위’라는 판단 근거에 대해 “그건 말할 수 없다. 내가 지켜야 할 마지노선이 있다. 검찰 조사에서도 ‘다 털고 가자’고 종용받았다”며 “하지만 다 말하게 되면 나와 내 주변이 다칠 것 같았다. 어떤 파장이 있을지 아니까. 이 부분에 대해선 무덤까지 갖고 갈 것”이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그러면서도 최순실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관련해 “잘못된 부분에서 본인(최순실)이 책임지고 솔직히 사과하는 게 맞다”며 “부인할 수 없는 대목까지 ‘아니다’ 하니까, 의혹이 부풀려지고 막장드라마로 간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초 본인은 신의를 갖고 했겠지만 인간이니까 사리사욕이 들어간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정확하게 해명하고 불이 안 번지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