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계속 대면 조사에 응하지 않을 경우, 검찰이 관련 혐의를 모두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16일 <문화일보>에 따르면, 검찰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이 자신의 범죄 혐의에 대한 심각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채 버티기를 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연루된 혐의에 대해 광범위한 검찰 조사가 이뤄진 만큼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지연시킬 경우, 국민에게 대통령 관련 모든 범죄 혐의를 현행법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알릴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朴변호인 유영하 “여성으로서 사생활 있다”…SNS “채동욱 존중해줬나?”>

수사팀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수사내용만으로도 대통령을 참고인 신분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 박근혜 대통령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유영하 변호사가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와 관련해 민변 이광철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화된 검찰, 법적 통제를 벗어난 검찰의 현주소를 (검찰이)은연중에 내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변호사는 “형사소송법상 참고인은 수사기관의 출석요청에 응할 법적 의무가 없다”며 “따라서 참고인은 소환에 불응해도 되고, 출석을 자신의 편의에 맞춰 유예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참고인 박근혜와 그 변호인을 탓할 수 없다”며 “원초적 잘못은 명백한 피의자에 대하여 참고인의 지위를 부여한 검찰에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처음부터 피의자로 입건했다면,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체포영장을 발부 받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시간을 벌고 증거인멸을 도모할 목적임을 뻔히 아는 것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이광철 변호사는 “검찰의 더 큰 잘못은 참고인의 출석유예요청에 대해 혐의사실을 오픈하겠다는 것”이라며 “도대체 형사소송법 어디에 이걸 허용하는 조항이 있나. 법적 근거도 없을 뿐만 아니라, 이는 피의사실공표에 해당하는 범죄행위이며, 직권남용이나 협박죄가 별도로 성립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과거 검찰은 명백한 피의자에 대해 피의자성 참고인이라는 괴상한 이름으로 수사에 대한 법적 통제를 벗어나 장난질을 했다”며 “이번에도 그런 작태를 반복했다가 박근혜의 반격에 허둥댄다”고 힐난했다.

이어 “검찰은 지금 박근혜-최순실 일당의 공범이거나 최소한 방조범”이라며 “그 전비는 차차 규명하기로 하고 제발 검찰은 있는 법만이라도 지키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은 구속된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수첩을 분석한 결과, 박근혜 대통령이 안 전 수석에게 대기업을 상대로 한 구체적인 모금액수, 민간기업 인사개입 등 위법‧탈법 행위를 구체적으로 지시하는 내용이 적시 돼 있는 것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수첩에는 박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 774억 원 기금모금 관련 첫 지시부터, 수시로 상황을 보고한 뒤 박 대통령이 추가 지시를 내린 사항까지 구체적으로 적혀있다.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포스코, KT 등 민간기업 임원에 특정인을 내려 보내라고 지시한 내용도 자세하게 기록돼 있다”고 <문화>는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