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근 전 비서관 “최순실 몰라…‘우주의 기운’ 직접 썼는지 말 못해”

野 “최순실‧조인근, 朴 인정한 사실 조차 부인…웃음거리 만들어”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비서관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증권금융으로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비서관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증권금융으로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 사전 유출 의혹과 관련 나흘간 잠적했던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비서관이 28일 입을 열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조 전 비서관은 이날 오전 돌연 서울 여의도 한국증권금융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순실씨와는 전혀 모르는 사이”라며 “중간에 (연설문에) 손을 댔다거나 의심한 바도 없다”고 제기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대국민사과에서 “일부 연설물이나 홍보물의 표현 등에서 (최순실씨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고 시인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도 자신도 연설문을 작성하기 전에 친구 등 지인에게 물어본다며 최씨가 사전에 받아보는 것은 별 문제가 아니라는 방어 논리를 폈다.

이에 같은 당 하태경 의원으로부터 “안이한 인식”이라며 “최순실씨가 청와대 문건들을 미리 입수해 본 것은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소지가 있는 불법행위”라는 비판을 받았다.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최순실 의혹' 관련 대국민 사과 발표를 보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최순실 의혹' 관련 대국민 사과 발표를 보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조 전 비서관은 ‘연설문 유출 의혹’이 불거진 24일과 25일 외부 일정을 이유로 자리를 비웠고, 26일부터는 휴가계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7월 7월 청와대에서 퇴직해 한국증권금융 감사로 재직 중이다.

연설문 초안을 어디로 전달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통상 청와대 부속실로 넘겼다”며 “연설문은 작성해 통상적으로 부속비서관 정호성에 넘긴다”고 말했다.

또 조 전 비서관은 “언론보도를 보니 연설문이 이상해져서 돌아왔다고 얘기한 걸로 보도됐는데 그런 얘기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지난 7월 돌연 사퇴한 것에 대해 조 전 비서관은 “불미스러운 사건은 전혀 없었다”며 “피를 말리는 작업을 4년 이상 해오니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었고 건강도 안 좋아졌고 그래서 그만뒀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 연설문에서 ‘우주의 기운’, ‘혼이 비정상’ 이란 표현을 누가 썼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디테일하고 세세한 부분까지 제가 말씀드릴 수 없다. 청와대 보안 부분이다”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최순실게이트 관련자들, 대통령을 국정농단 중심인물 만들기”

이에 대해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녹화 사과 이후 최순실에 이어 조인근 전 비서관도 대통령이 인정한 사실조차 부인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입 맞추기’ 의혹을 제기했다.

금 대변인은 “최순실 게이트 관련자들은 이제 대통령의 사과조차도 웃음거리로 만들고, 대통령이 국정농단의 중심에 있었다는 사실만 확인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금 대변인은 “비선실세와 그 부역자들이 거짓을 반복할수록 민심의 분노는 대통령으로 향한다”며 “대통령 스스로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당 장진영 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거짓 사과 이후 최순실, 이원종 비서실장, 안종범 수석, 김종 차관, 조인근 비서관까지 하나같이 최순실과의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과 최순실의 해명은 짜맞춘 듯한 내용이고, 나머지 관련자들도 그 지침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 대변인은 “박 대통령과 측근들이 계속 거짓의 장막 뒤에 숨어 주술적 주문을 외우며 사태가 가라앉기를 기다리거나, 또 다른 꼼수로 국면전환을 노린다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판단 오류를 범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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