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귀국한 주진우 ‘시사IN’ 기자는 해외 체류 동안 “의심이 가는 스위스 은행 계좌 좀 찾고”라며 “주인을 꼭 찾아주고 싶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주 기자는 1일 ‘시사인IN’을 통해 공개된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의 ‘귀국보고서’ 대담에서 ‘스위스에서 계좌 몇 개를 건졌다, 큰 계좌 몇 개가 싱가포르로 옮겨졌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전문 보러가기).

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스위스 계좌 의혹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통합당 민병두 의원은 지난 2월 20일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미국 프레이저 청문회에 따르면 박정희 전 대통령의 비밀계좌를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이 관리했다고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앞서 재미언론인 안치용씨는 1978년 10월 말 미의회의 프레이저 청문회 종합 보고서를 공개하며 “박정희가 이후락을 통해 스위스은행에 비밀계좌를 개설, 비자금을 관리했음은 명확하다”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도 아버지 또는 정권차원에서 관리했던 스위스계좌에 대해 낱낱이 고백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어준 총수는 “세계 금융위기 이후로 비밀 계좌는 스위스와 룩셈부르크에서 싱가포르로 옮기는 추세니까”라며 “싱가포르엔 대리인 제도가 있어서 완전히 합법적인 차명 계좌가 가능하니까. 우리가 또 그쪽은 좀 알잖아”라고 호응했다.

그러자 주 기자는 “그래서 찾기가 어렵다. 그 재산들을 주인에게 정말 찾아주고 싶다”면서 “우리 검찰이 알아서 수사를 할 가능성은 제로니까. 기사를 써도 수사를 안 할 텐데…”라고 말했다.

고위층의 비밀 계좌 사건과 관련 김 총수는 “프랑스도 비밀 계좌 때문에 최근 난리가 났지. <미디어파트>라고 <르몽드>에서 독립한 언론인들이 만든 매체에서 카우작 예산장관의 비밀 계좌를 찾아냈거든”이라면서 “처음엔 부인했지만 최근 자신의 계좌인 게 밝혀져 사퇴했지. 그 계좌 찾아낸 기자의 취재 뒷이야기가 아주 재밌더라”라고 사례를 들기도 했다.

아울러 주 기자는 <나꼼수>에 대한 각종 고소‧고발건과 관련 “대통령부터 집권 여당과 국가의 정보기관까지 가장 큰 권력을 가진 자들이 모두 우리를 고소하는 것은 좀 웃긴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총수는 “그렇게 말했더니 국경없는 기자회가 무척 가깝게 지내고 싶어하더라. 우리에 대한 고소를 전형적인 SLAPP(strategic lawsuit against public participation)이라 단언하면서”라며 “우리를 입 닥치게 만들고 소송에 끌려 다니며 지치게 만들고 고소 자체로 불법 이미지를 씌우고”라고 비난했다.

김 총수는 “‘국경없는 기자회’ 같은 국제단체들과 공동 프로젝트를 기획·진행하고, 지금은 밝힐 수 없는(?) 조사와 취재도 했다”면서 “이번 조사를 기반으로 다큐멘터리를 준비 중이다.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지만”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명박 전 대통령의 향후 운명과 관련해 주진우 기자는 “현 정부가 어려움을 겪으면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도 어려움이 닥칠 것”이라며 “결국 이 전 대통령 주변을 잡아 터닝 포인트로 삼으려 할 것이다, 이 전 대통령 주변에서 저질러 놓은 사건이 너무 많다”라고 전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