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대기업이 힘 갖고 언론사 자율성 침해는 부당, 삼성이 받는 의심”
‘이중 잣대’ 보도로 지탄을 받았던 KBS가 이건희 삼성 회장 성매매 의혹과 관련 25일 메인뉴스에서 “심층 리포트”를 내놨다. 그러나 불법 도·감청과 불법자료를 보도한 혐의 등에 초점을 맞춰 논란이 되고 있다.
KBS는 시민단체들이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이건희 회장의 불법 성구매 의혹이나 삼성의 조직적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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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저녁종합뉴스 ‘뉴스9’은 25일 <[심층 리포트] ‘이건희 동영상’ 수사 방향과 처벌 수위는?>란 제목의 리포트에서 검찰이 수사 방향 검토작업에 들어갔다며 “성매매 의혹 규명과 함께, 남의 사생활을 몰래 촬영해 돈을 요구하는 행위, 그리고 범죄에 악용할 목적으로 만든 불법자료를 보도하는 행위 등이 수사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KBS는 “몰래카메라는 주로 범죄 도구로 악용된다”며 “2014년에는 영화배우 이병헌 씨가 범죄의 표적이 됐다”고 이병헌씨 사례를 들었다.
이병헌씨의 동영상을 몰래 찍어 50억원을 달라고 협박한 20대 여성 2명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는 것.
KBS는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의혹을 촬영한 일당도 삼성 측에 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몰카 촬영 행위는 형사처벌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초상권 침해에 따른 민사 손해배상 소송까지 이어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또 KBS는 “이건희 몰카 촬영자들은 일부 언론사를 상대로 동영상을 제공하겠다면서 금품을 요구했다”며 “그러나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처음부터 범죄에 악용할 목적으로 불법 촬영된 영상물을 취재 자료로 활용하는 것은 언론윤리에 위배된다며 거부했다”고 해당 내용을 보도한 뉴스타파를 에둘러 비판했다.
아울러 KBS는 “다른 쟁점인 성매매 의혹에 대해서는 이건희 회장이 의식이 없는 상태인 점을 고려할 때 당사자 조사가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고 법조계는 분석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관련 뉴스가 나와서 오~~ KBS가? 했는데 역시나 ㅋㅋㅋ 몰래 찍은 거로 여론몰이 시작하는구나”, “물타기 KBS 본질외면”, “대한민국에서 성매매 합법인가요?”, “앞으로 대한민국에서는 윤락행위 및 알선 등의 죄로는 처벌받지 않습니다. 법은 공평해야 하니까요”, “KBS 수준 보소 이래놓고 수신료 올리자고?”, “몰카로 이슈 돌리는 건 너무 식상하다, 국영방송인데 그냥 뉴스 안 올리고 가만히 있을 때가 더 나은 듯”, “연예인 성폭행‧성매매는 대서 특필하더만..”, “해당 뉴스는 사건의 본질을 비껴가도 너무 비껴갔다. 시청자들을 우롱하는 건지, 아님 KBS 직원들의 업무태만으로 이런 퀄리티 떨어지는 뉴스가 나온 건지, 궁금하다”, “한국방송공사에 삼성광고 많이 하죠? 삼성방송공사로 사명 바꾸세요. 그리고 수신료는 내지 맙시다. 삼성 대변인에 국민이 돈 거둬 주는 경우는 없습니다”, “성매매하고 들어누움 끝이네”, “KBS가 스스로 자기 입에 재갈을 물리고 있군요. 지금까지 뉴스에 나온 몰카 녹취는 모두 취재원에게 녹취 하겠다고 동의 받고 몰래 합법적으로 녹취한 건가? KBS하면 로맨스고 남이하면 불륜이지”, “일반 시민 남자들도 성매매 할 때 몰카를 부탁하세요. 그러면 몰카를 찍은 행위를 수사하지 성매매는 뒷전이 된답니다. ^^” 등의 의견들을 쏟아냈다.
한편 삼성과 특수 관계이지만 이건희 회장 사건을 22일 비중있게 보도한 JTBC 뉴스룸의 손석희 앵커는 25일 앵커브리핑에서 “저희들이 이번 사건을 두고 고민한 것은 단지 뉴스의 가치였다”고 말했다.
또 손 앵커는 “힘있는 대기업이 그 힘을 가지고 언론사들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면 그것은 정당하지 않다”며 “사실 삼성이 받고 있는 의심은 바로 그런 것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손 앵커는 “동시에 이 사건을 보도함에 있어서 단지 그것이 힘 있는 대기업 회장의 문제냐, 아니냐를 떠나 무엇이 저널리즘의 본령에 맞느냐를 놓고 고민할 수 있는 자유도 있어야 할 것이다”며 “이른바 진영논리에 의해서가 아니라 말이다”라고 뼈있는 소리를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