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은 톱뉴스였다…이건희 범죄 의혹 충실히 취재해 보도하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KBS 본부)는 이건희 삼성 회장 성매매 의혹 보도와 관련 “이정현 녹취록 침묵도 모자라 재벌 감싸기인가”라며 비판했다.
KBS본부는 22일 성명에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식 사건과 박유천씨의 성폭행 고소사건의 KBS 보도 전례를 비교하며 이같이 성토했다.
KBS본부는 “이건희 회장은 일개 개인이 아니다. 우리 경제에 막중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그룹을 일궈낸 경영인이라는 찬사를 받아 온 공인”이라며 “동시에 편법 승계와 탈세 혐의 등이 드러나면서 우리 사회 특권층의 그늘도 여실히 드러낸 뉴스의 중심 인물”이라고 말했다.
또 “비록 중병으로 장기간 병석에 누워 있다고는 하나 여전히 삼성그룹의 회장”이라면서 “온 국민에게 이 회장의 범죄 의혹을 알려야 할 이유”라고 보도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어 KBS본부는 “KBS가 메인 뉴스인 뉴스9에 비중있게 다루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21일밤 인터넷을 통해 1보 기사가 게재됐다가 삭제되는 일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KBS본부는 “22일 오전 보도본부 수뇌부의 편집회의에서는 ‘황색 저널리즘이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면 그 때 보도해야 한다’는 등의 의견이 주종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그러나 유사한 과거 KBS 보도 사례와 비교해도 설득력이 없다”고 ‘이건희-박유천-채동욱’ 보도 비교표를 제시했다.
KBS는 연예인 박유천씨, 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건은 메인뉴스인 ‘뉴스9’ 헤드라인으로 다뤘으며 특히 채 전 총장 사건은 톱뉴스로 보도했다.
‘채동욱 정국’ 당시 KBS ‘뉴스9’은 TV조선 내용을 그대로 인용 보도해 KBS노조와 KBS본보가 비난성명을 내기도 했다. KBS노조는 “박근혜 정권을 호위하기 위해 ‘TV조선 베끼기’도 모자라 이를 톱으로 두 꼭지씩이나 보도하는 전대 미문의 만행을 저질렀다”고 비판했었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 사건은 22일 0시 20분께 온라인뉴스로 보도했다가 0시 50분께 삭제했다. 이후 삼성의 입장이 나오자 22일 오전 11시20분경 <이건희 회장 ‘성매매 의혹’ 동영상 공개…삼성 ‘당혹, 사생활로 할말 없어’>란 제목으로 보도했다.
KBS본부는 “KBS 보도본부가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의혹 사건을 충실히 취재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