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법선거운동 의혹을 받고 있는 국가정보원 여직원 김 모씨가 2013년 1월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경찰서에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 돼 출두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2012년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에서 직원 김모(32‧여)씨를 감금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야당 전현직 의원들에게 6일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심담)는 이날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감금 혐의로 기소된 이종걸 더불어민주당(옛 민주통합당) 의원과 강기정·문병호·김현 전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재판부는 “감금죄는 사람이 특정 구역에서 나가는 것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심히 곤란하게 하는 죄”라며 “피고인들에게 감금의 고의가 있었다거나 피해자 김씨가 감금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감금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또 재판부는 “김씨는 자칫하면 업무용 컴퓨터를 빼앗기고, 그럴 경우 직무상 비밀이나 심리전단 소속 직원들의 대선 개입 활동 내용이 공개될 수 있다는 데에 두려움을 느껴 스스로 밖으로 나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종걸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사필귀정이다, 그동안 정치 검찰의 음모와 잘못된 국가권력의 행사에 참담함을 느꼈다”고 말했고 문 전 의원은 “무리한 기소를 한 검찰에 맹성을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이번 판결을 통해 불법대선개입 활동의 주체인 국정원과 정권비호를 위해 무리한 기소를 남발한 검찰의 후안무치함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국정원과 검찰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박범계 더민주 의원은 트위터에서 “소위 국정원 감금사건 무죄 선고, 사필귀정이나 이리되면 법원은 원세훈‧김용판 무죄와 함께 지난 대선 아무 일도 없었다인가”라며 “그래서 원세훈‧김용판 무죄 판결의 반역사성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변의 이재화 변호사는 “재판부는 스스로 나올 수 있었기 때문에 감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이 사건은 누가 보더라도 ‘감금’이 아니라 ‘잠금’이었는데 검찰이 부당기소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서주호 정의당 서울시당 사무처장은 “‘감금, 인권유린’ 운운했던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홍걸 더민주 국민통합위원장은 “이렇게 명백한 사건을 기소해서 재판까지 했다는 사실이 우리나라 사법체계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제 우리도 선진국에서 하듯 변호인과 검사가 판사 앞에서 기소여부를 철저히 심리해서 증거도 빈약하고 무죄 가능성이 높은 경우 불필요한 재판으로 국민들을 괴롭히고 혈세를 낭비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2012년 12월 11일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 경찰과 선거관리위원회가 국정원 직원의 오피스텔 현장에 출동했다 ⓒ go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