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철 “KBS 수뇌부, 돌들이 일어나 외치기를 기다리나? 왜들 침묵만 하는가”
청와대의 KBS 세월호 보도통제 녹취록이 공개된 이후에도 정작 KBS가 관련 내용을 한 차례도 보도하지 않자 기자들이 나서 “당장 침묵을 멈추고 행동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KBS보도본부 27기 기자 18명은 5일 성명을 내고 “일개 임명직 공무원이 KBS 보도국장에게 마음대로 전화를 걸 수 있고, 답변할 틈도 주지 않고 욕설까지 섞어가며 목에 핏대를 세울 수 있는, 그러면서 대통령도 봤다며 간교한 협박을 서슴지 않는.. KBS 위상이 딱 그 정도인가보다”고 개탄했다.
27기 기자들은 “그런데 정작 KBS는 아무 말이 없다. 우리 얼굴에 튄 그 더러운 침을 닦아내는 시늉조차도 않고 있다”며 “법적 대응은 고사하고, 그나마 작성한 단신 기사도 무시됐다. 예상은 했지만 예상이 적중되니 또 한 번 피가 거꾸로 솟는다”고 분개했다.
이들은 ‘청와대 보도개입’이 사실인지, 지금도 ‘통상적인’ 전화를 받고 있는지 KBS 수뇌부에 묻고 싶다며 “아니라면 회사는 법적 대응으로, 보도국 뉴스로, 우리 정말 화났다고, 잘못 건드렸다고, 그리고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당장 행동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불과 2년 전 청와대의 꼭두각시 길환영을 몰아낼 때 당신들의 결기가 거짓이 아니었다면, 후배들의 가슴에 깊이 새겨진 상처를 조금이라도 치유해주고 싶다면, 당장 침묵을 멈추고 행동에 나서라”고 거듭 요구했다.
한편, KBS의 침묵을 비판하는 27기 기자들의 연명 성명에 권영철 CBS선임기자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KBS 젊은 기자들의 용기있는 공개 성명에 박수를 보낸다”면서 “국민들의 편에서 불편부당하게 당당히 맞서 싸울 때 국민들이 지지와 지원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권 기자는 “세월호 참사 당시 KBS 소장 기자들의 반성문을 보면서 나름 희망을 가졌다”면서 “그러나 김시곤 국장, 길환영 사장이 쫓겨나듯이 물러난 뒤 도루묵이 됐다. 돌들이 일어나 외치기를 기다리시는 겁니까? 왜들 침묵만 하시는지요?”라고 꼬집었다.
이에 앞서 역사학자 전우용 씨도 침묵하는 KBS를 향해 “보도하지 않는 것도 ‘언론자유’라고 주장할지 모른다”면서 “이게 지금 ‘자유 민주주의’의 실체일 거다. 권력은 모든 것을 통제할 무한한 ‘자유’를 누리나, 일반 국민은 보고 들을 ‘자유’조차 억압받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