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조 총파업 투표 ‘몰래’ 찍다 발각.. “수치스럽다”

‘총파업’ 투표 앞서 MBC “하나하나 기록으로 남겨 무관용 조치 취할 것” 경고

MBC가 ‘단체협약 체결과 노조파괴 저지를 위한 총파업’ 안건에 대한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조능희 본부장)의 투표 장면을 몰래 촬영하다 발각, 노조가 반발하고 나섰다.

<미디어오늘>은 “14일 오전 11시경 노조 관계자와 함께 MBC 직원들이 투표소를 촬영하고 있는 현장을 목격하고 이들에게 왜 망원렌즈로 파업 찬반 투표소를 찍고 있는지 거듭해서 물었지만 이 직원들은 아무런 대답도 없이 서둘러 카메라를 챙겨 현장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건물 1층 MBC 경비업체 관계자는 소속 직원들이 투표소를 촬영하는 이유에 대해 “우리는 지시를 받고 하는 것이니까 위에다 얘기해라”고만 말했다고 전했다.

<이미지출처=미디어오늘>
<이미지출처=미디어오늘>

<미디어오늘>은 “만약 이 직원들이 사측의 지시를 받아 투표 참가자들이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해 촬영을 한 것이라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에서 규정한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언론노조 MBC본부 관계자는 “원래 방송사에 있는 모든 카메라는 국민을 대신해서 권력을 감시하고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위해 써야하는 것”이라며 “합법적 파업 찬반 투표소를 촬영하고 조합원들을 감시하는 카메라를 갖고 있는 자체가 수치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정영하 전 MBC 노조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런 희귀한 기사 보신적 있으신지요?”라며 “치졸하기 그지없는, 입에 담기도 뭣한 잡스러운 불법행위가 (MBC에서)백주대낮에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고 원색 비난했다.

그는 이어 “왜 저러는 걸까요? 누가 파업찬반투표하나 알고 싶어서? 채증을 소문내 투표율 떨어뜨리고 싶어서? 일과 시간 중 조합 활동 감시하고 싶어서?”라고 이유를 가늠해보고는 “무엇이 됐건 명백한 부당노동행위이며 불법이다. 내일은 조합 공문 들고 왜 그러는지 물으러 가야겠다”고 반발했다.

최승호 PD(현 뉴스타파 앵커)는 “MBC는 지난 금요일에도 고참 여성 아나운서 3명을 타부서로 보내는 등 10여 명을 부당전보 했다”며 “법원에서 불법이라고 판정한 판결문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다시 불법을 저질렀는데 몰카 촬영까지 하다니요”라고 질타했다.

한편, MBC는 이날 아침 노조 투표가 진행되기에 앞서 “노조 집행부는 ‘파업 정치 쇼’로 공멸하려 하는가?”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상암동 시대는 여의도 시대와는 조직문화가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며 “파업의 습관과 관성은 회사와 본인의 미래를 위한 애사심으로 바뀌어야한다”고 주장했다.

MBC는 “정치투쟁과 노영화, 고질적 파업과 회사 비방은 내 자신과 동료들 그리고 회사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드는 심각한 해사행위”라며 “열심히 일해도 부족한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 전문성 대신 정치지향성으로 회사와 성실히 일하는 동료사원들에게 피해를 입힌다면 하나하나 기록으로 남겨 사규에 의한 무관용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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