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건 교수 “탄저균 들어온 것도 몰랐는데 사드 운용방식 알겠나”
최종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한미 사드 배치 협의 등 일련의 한반도 사태에 대해 15일 “미국의 이익을 위해 우리가 위안부 문제를 치워버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날 업로드된 팟캐스트 ‘정봉주의 전국구’ 38회에서 “한일간의 실질적 군사협력의 가장 큰 장애물인 위안부 문제를 치워버린 후 북한이 핵실험하고 로켓 발사하니 쫙 밀려오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분석했다.
최근 사태에 대해 최 교수는 “1월 6일 북한이 핵실험하고 바로 8일 미국의 B52전투기가 날아왔고 이어 대북확성기가 나오고 2월 7일 장거리 로켓이 발사되고 6시간 후에 사드가 나왔다”고 되짚었다.
그는 “9시 반에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는데 오후 3시에 국방부에 주한 미사령관이 나타나 고위정책자와 사드 배치를 협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며 “6시간 만이다, 울고 싶은데 북한이 뺨을 때려준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은 토머스 밴덜 주한 미8군 사령관과 함께 지난 7일 오후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브리핑을 열고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가능성에 대한 공식 협의의 시작을 한미 동맹 차원에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처음 드러난 것은 2년전 2014년 3월 네덜란드 헤이그 미 대사관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한미일 정상회담으로 분석했다.
최 교수는 “오바마가 당시 한미일 군사협력의 핵심은 미사일 방어체제(MD) 구축이라고 얘기했다”며 “이후 2014년 4월 25일 한미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오바마가 한국과 미국은 미사일 방어체제를 각자 개발하고 있지만 상호운용을 강화하기 위해서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고 되짚었다.
이후 ‘피습 사건’의 마크 리퍼트 국방장관 비서실장이 2014년 5월 주한 미 대사로 부임한다. 리퍼트 대사에 대해 최 교수는 “애쉬턴 카터 국방장관, 수잔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과 함께 3인방 미사일 방어 전도사”라고 말했다.
또 최 교수는 “우리는 4월에 총선이 있지만 미국은 매년 4월 각부처가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한다”며 “2014년 4월 미국 의회에서 국방 수권법이 통과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바마가 국방부 장관에게 ‘동맹국을 돌아다니며 미사일 방어체제가 얼마만큼 됐는지 보고하라, 그래야 통과시켜 준다’고 해서 6개월의 시간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2014년 6월 스캐퍼로티 한미 연합사령관이 미국 국방부에 ‘한국에 MD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고 월스트리트저널에 평택 등 부지 실사 보도도 나온다”고 되짚었다.
최 교수는 “지난해 여러가지 안보 문제가 생길 때마다 모든 것은 사드로 귀결됐다”면서 일련의 과정을 복기하면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 위안부 문제를 우리가 치워버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 교수는 “박근혜정부는 늘 북한만 상정하는데 중국과 미국은 한반도만 보는 게 아니라 일본, 동중국해, 대만, 남중국해를 본다”며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나쁜 일을 많아 한다니까 미국이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그래서 중국 영토를 둘러싸고 있는 미사일 방어 네트워크를 강화할 필요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한미군수도 비공개…우리 돈으로 한국서 훈련시켜 이라크 보내는 상황도”
그러면서 한미동맹에 대해 최 교수는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 존재하는 수단이 아니라 우리의 국익이 돼 버린 모양새”라며 “우리는 탄저균이 들어온 것도 몰랐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최 교수는 “한미동맹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투명성이다, 민주주의 국가간에 맺은 동맹이기 때문이다”면서 “그러나 2만8500명의 미군이 대한민국 영토에 주둔하고 있다고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지만 한번도 점호를 받아본 적이 없다”고 예를 들어 비판했다.
최 교수는 “인천공항에서 도장 받고 입국하는 게 아니라 오산을 통해서 들어온다”면서 “대단위 병력 이동시 우리에게 통보할 수 있게 돼 있지만 미국은 통보를 안한다”고 말했다.
또 최 교수는 “미 국방부에서 매년 발간하는 군 구조 보고서를 보면 이라크전때는 3만명 이상이 주둔하기도 했다”면서 “당시 우리가 주는 방위분담금으로 한국에서 훈련시켜 이라크로 보내는 상황이 됐다”고 개탄했다.
최 교수는 “탄저균이 용산 한가운데 들어오는 것도 몰랐는데 사드가 들어와서 600km 레이더로 운용할지 1000km로 운용할지 어찌 알겠냐”며 “한미동맹도 2.0, 3.0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