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테러나 대형화재만 발생해도 지휘체계 무너질 것”
우리 군의 핵심 장성들이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에 집단 거주해 군의 안보불감증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는 별 개수는 50여개가 넘는 것으로 전해져 북한 테러나 대형 화재만 발생해도 우리 군 지휘체계가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4일 <매일경제>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A아파트는 국방부가 소유한 군인 아파트로 2011년 국방부가 군인공제회 등 민간자본으로 재건축했다. 총 14개동에 760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특히 B동은 가장 큰 평형인 132㎡(약 43평) 28가구로 구성돼 있는데 모두 현역 장성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동에는 합참 작전계통 핵심 보직을 맡고 있는 장성 3명, 수도방위사령부 핵심 보직 장성 2명, 국방부 핵심 보직 장성 5명 등 모두 28명이 거주하고 있었다고 <매경>은 전했다.
이같이 군의 핵심 장성들이 같은 아파트내 같은 동에 집단 거주하는 것은 안보상 큰 위험 요소로 아파트 재건축 당시부터 지적됐으나 내부에서 무시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시공할 때나 입주할 때 안보상 이유를 들어 장군들이 함께 사는 것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었으나 이곳에 살고 싶어하는 장군들이 많아 이런 반대가 묻혀 버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곳에 거주하는 별 개수를 합치면 50개는 넘을 것”이라며 “북한이 테러를 하거나 이 아파트 B동에 대형 화재만 발생해도 우리 군 지휘체계가 무너질 정도로 안보상 잘못된 일”이라고 주장했다고 <매경>은 전했다.
이 아파트 시공을 맡은 D건설 관계자도 “아파트를 지을 때 국방부가 B동은 장군들이 살 것이니까 특별히 신경을 써 달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당시에도 ‘장군들이 이렇게 모여 살아도 되나’ 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미군의 경우는 병영 밖에서 생활할 때 같은 건물 안에 장성급 2명이 함께 거주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주한미군이 주로 거주하는 이태원 소재 C아파트의 경우 1개동에 영관급 이상 장교는 1명만 거주하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 군은 이런 거주 규정 자체가 없다. 국방부 관계자는 “계룡대나 군부대 안에 있는 거주지라면 모를까 도심 한복판 아파트에 모여 사는데 거주 규정이 없다는 자체가 문제”라며 “한국군 안보 불감증이 얼마나 심각한지 이 아파트에 모여 사는 별들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해당 아파트는 보안도 일반 아파트와 똑같은 수준으로 경비실 3곳에 60ㆍ70대 경비원 3명이 지키고 있었다. 각 동마다 도어록이 설치돼 있지만 출입하는 사람들을 따라 드나들기는 어렵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아파트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용산 군인아파트’를 검색하면 어디인지 금방 확인할 수 있다. 주변 부동산중개사무소나 슈퍼마켓, 노점상들도 이 아파트 B동에 별들이 모여 산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매경>은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