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착오적 역사교육, 역사학자가 저지르는 가장 큰 죄악 중 하나”
한국역사연구회와 한국근현대사학회에 이어 한국중세사학회도 박근혜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며 집필거부를 선언했다.
한국중세사학회 소속 회원 54명은 20일 성명을 통해 “시대착오적인 퇴행적 방식으로 역사 교육을 오도하고, 근거없는 좌우 이념 대립으로 국론을 분열시키면서까지 무리하게 국정화를 시도하는 이유가 과연 무엇이냐”며 정부를 질타했다.
이들은 “과거 역사를 돌아보면 불행하게도 권력자들이 역사를 정치의 도구로 악용한 사례가 있었다”면서 “과거 유신 독재시대 국정 교과서가 그 대표적인 사례인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이어 “우리는 역사를 통해 잘못된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면서 “또 시대착오적인 역사 연구와 역사 교육은 역사학자가 저지르는 가장 큰 죄악 가운데 하나”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학자적 양심과 정상적인 역사교육을 염원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향후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해 집필‧제작 등 일련의 모든 과정에 참여하지 않을 것임을 엄숙히 천명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강원지역 대학 역사 교수들의 국정 역사교과서 반대 성명과 집필 거부 선언도 이어졌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역사교과서 집필을 정권이 독차지하겠다는 발상은 결국 민주주의적 가치에 반하는 독재적 사고에서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박근혜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면서 “우리 사회는 이미 1970년대식의 반민주적 조치를 용납할 수 없을만큼 성숙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조치를 전면 철회할 때까지 전국의 역사학자들과 역사교사 및 시민사회와 함께 연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가하면 충남대 국사학과 교수와 학과 학생 전원도 이날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를 선언했다.
교수 4명은 ‘국사학과 교수 선언’이라는 글을 통해 “교과서 집필은 역사 연구자 본연의 임무임을 선언하고 향후 한국사 국정 교과서를 만드는 모든 과정에 참여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학생 88명도 ‘이날에 목놓아 우노라(시일야방성대곡)’라는 글을 통해 “역사는 누구에게나 다르게 기억되는 것이다. 동시에 공유된 기억으로 그것을 하나로 주입시킨다는 것이야말로 세뇌가 아닌가”라며 “세뇌당할 국민이여, 불과 31년 만에 정부와 여당이 역사를 더럽히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