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연대 사학과 교수 전원 ‘교과서 집필 거부’ 선언

“유신정권 묵은 기억 재현 참담… 일선 교사들 왜곡된 역사 바로잡아 가르칠 것”

중·고교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이 거세지는 가운데 연세대학교 사학과 교수 전원이 한국사 국정교과서 집필 거부를 선언했다.

연대 사학과 교수 13명 전원은 성명을 통해 “제의가 오리라 조금도 생각하지 않지만 향후 국정교과서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어떤 형태로든 일체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13일 밝혔다.

앞서 연대 교수 132명은 지난달 21일 국정화 반대 성명을 발표한 바 있지만, 역사학계에서 공식적으로 교과서 집필 거부를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학과 교수들은 “역사 교과서 국정화 강행은 학문과 교육이라는 안목이 아니라 오로지 정치적 계산만을 앞세운 조치”라며 “40년 전 유신정권이 단행했던 교과서 국정화의 묵은 기억이 재현되는 모습을 보며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미지제공 = KBS1>
<이미지제공 = KBS1>

교수들은 “12일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해 시위하던 학생들이 경찰에 연행되는 모습을 봤다”면서 “연세대 사학과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부끄러운 처신을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모두 집필을 외면하면 교육 현장에 피해가 생긴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 한국 사회는 40년 전과 전혀 다른 상황”이라며 “일선 학교의 많은 교사들이 비뚤어진 역사 해석을 바로잡아 가르칠 것이며 온·오프라인에서 얼마든지 양질의 대체재가 보급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미지제공 = KB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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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집필 보이콧 선언에 네티즌들은 “역사의 죄인으로 후세에 남길 수 없으니 선택 잘 하셨어요. 최소 학자로서 양심은 지켜야죠”(네**), “간신들이 아부와 아첨으로 쓴 역사책은 배울 가치가 없다”(개들의****), “국정화 집필진에 참여하는 교수는 후대까지 욕 먹을 것”(정훈*******), “소신있는 사학자 교수님들 지지합니다”(당당******), “설마 대놓고 아베 역사책 가져다 쓰진 않겠지”(니*), “있던 사실 그대로만 실으면 된다. 공과 과를 객관적 평가에 의해 실어야 한다는 말이다”(도토*) 등의 반응들을 보였다. 

다음은 연대 사학과 교수 13인의 국정 한국사 교과서 집필 거부 성명 전문

연세대 사학과 교수들은 한국사 국정 교과서 제작에 참여하지 않습니다
학계, 교육계, 시민사회가 그토록 강력히 반대해왔음에도 불구하고 10월 12일 정부·여당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강행하였습니다. 이는 학문과 교육이라는 안목이 아니라 오로지 정치적 계산만을 앞세운 조치인 만큼, 사회와 교육에 미치는 부작용이 클 것입니다. 40년 전 유신정권이 단행했던 교과서 국정화의 묵은 기억이 2015년의 한국 현실에서 재현되는 모습을 보며 참담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

연세대 교수들은 일찍이 국정화 추진에 항의하고 반대하는 성명에 참여했습니다. 만약 국정화가 단행된다면 사학과 교수들은 관여할 의사가 없음도 이때 간접적으로 이미 밝힌 셈입니다. 그러나 무수히 많은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국정화 조치가 공표되는 것을 보고, 사학과 교수들의 입장을 다시 확인하고자 합니다.

그런 제의가 오리라 조금도 생각하지 않지만, 연세대학교 사학과 교수 13인 전원은 향후 국정 교과서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어떤 형태로든 일절 관여하지 않을 것입니다. “모두가 외면하면 교육현장에 피해가 생긴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한국 사회는 40년 전과 전혀 다른 상황입니다. 일선 학교의 많은 교사는 비뚤어진 역사해석을 바로잡아 가르칠 것이며, 온·오프라인에서 얼마든지 양질의 대체재가 보급될 수 있는 수준입니다.

12일 국정화에 반대하여 시위하던 학생들이 광화문에서 경찰에 끌려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이렇게 강하게 울리고 있습니다. 연세대 사학과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부끄러운 처신을 절대 하지 않을 것입니다. 정부·여당의 국정화 강행 조치에 다시 한 번 강하게 항의하면서 우리의 뜻을 알립니다.

2015년 10월 14일

김도형 김성보 도현철 백영서 설혜심 이재원 임성모 전수연 조태섭 차혜원 최윤오 하일식 한창균 /13인 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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