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민관 종합대응TF 회의에서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과 박상근 대한병원협회장 등 참석자들이 회의 시작을 기다리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27일 오전 메르스 민관 종합대응 회의를 열고, 메르스 사태 종료와 향후 대책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는 보건복지부 차관,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간호협회 등 의료 전문가들과 대한감염학회 등 민간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은 “사실상 지역사회에서 메르스 유행이 없기 때문에 국민들은 안심하셔도 된다”며 “이르면 다음달 공식적인 종식 선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국가적으로도 ‘심각급 주의’ 단계에서 ‘통상적 주의’ 단계로 낮춰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후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메르스 대응 범정부 대책회의’를 열고 회의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회의에서는 ‘메르스 확진자가 남아 있지만 일상생활로 돌아가도 좋겠다’는 내용과 대책 등이 대국민 성명에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부의 대국민 성명이 공식적인 메르스 종식은 아니다. 정부의 메르스 종식 선언은 마지막 환자가 음성 판정을 2회 연속 받은 날로부터 28일 뒤 이뤄진다. 정부는 WTO 권고에 따라 '마지막 환자에 대한 완치 판정으로부터 28일(최대 잠복기의 2배) 뒤'로 종식 선포 기준을 정해 놓았다.

정부의 종식선언은 정치적 선언

하지만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정부의 메르스 종식 선언이 불완전하다는 게 공통된 주장이다. 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책국장은 ‘go발뉴스’와의 통화에서 “추가적인 방역 조치나 예방 대책 없이 종식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 메르스 마지막 자가격리자가 격리 해제된 27일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에 마련된 중앙 메르스 관리대책본부 직원들이 차분한 분위기 속에 업무를 보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전면적인 실태조사와 합리적 보상을 촉구했다. 보건노조 관계자는 “정부의 초동대응 실패로 국민들이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며 “종식선언을 하기 전 향후 감영병 대응체계 구축을 하고 사회적으로 납득될 수 있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지원을 마련해야 한다”며 국가적 책임을 질타했다.

한편, 메르스 환자는 지난 4일부터 23일째 나오지 않고 있다. 186번 환자인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을 끝으로 발생하지 않았다. 이 환자는 지난 20일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한 상태다. 대책본부는 “최대 잠복기인 14일이 지났기 때문에 추가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밝혔다.

현재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메르스 확진자는 12명이다. 이 중 11명은 바이러스 검사에서 2회 연속 음성 판정을 받았다.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는 35번째 환자인 삼성서울병원 의사 박모씨다. 박씨는 지난 5월 27일 응급실에서 환자를 치료하다가 옆 병상에 누워있던 14번 환자로부터 감염됐다. 현재 그는 자발적 호흡을 하지 못해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