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회와 여야를 비판하며 굳은 표정으로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 발언을 하고 있다. © 청와대

의회조사국은 지난달 11일 발간한 ‘2015 한미관계 보고서’에서 세월호 참사와 총리 인준 실패, 성완종 리스트 의혹 등으로 박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곤두박칠쳤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지위’라고 소개된 세부 분석란에는 메르스 사태, 한·일 과거사 문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 피습 사건 등이 상세히 소개됐다. 보고서는 “이 모든 사안이 박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를 약화시킨데 기인했다”며 “특히 세월호 참사로 무능을 드러낸 정부가 스스로 국가의 존재적 이유에 대한 의구심을 확산시켰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2012년 대선 당시 박 대통령이 국가 기관으로부터 도움을 받아 당선됐다는 증거가 나왔음에도 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는 내용도 소개했다.

리퍼트 대사 피습 사건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 관리들과 일부 보수 단체들의 지지가 너무 야단스러워 많은 한국인들을 불편하게 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 사건은 리퍼트 대사와 한미 동맹에 대한 한국인들의 감정을 분출시켰으며, 박 대통령을 비롯한 일부 정치인들이 미국과의 관계에 너무 맞추려고 할 때 많은 한국인들이 예민하게 반응을 한 것을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 미국 의회조사국(CRS)가 지난달 11일 발간한 '2015년 한미관계보고서' 일부. 세월호 참사, 총리인준 실패 등으로 박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렸다고 평가했다.

또 “한일 양국이 정상회담을 하더라도, 북한의 핵 도발에 대해서는 협조 차원을 넘어 진전해 나갈 역량은 현재로써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

이번 의회조사국 보고서는 지난해 6월 이후 1년만에 나온 보고서다. 의회조사국은 매년 각 분야 전문가 800명을 참여시켜 보고서를 만드며, 미국 의회 정책이나 법안에 영향을 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