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30m 반경 안에 들어오면 알람이 울리는 어플리케이션이 아이디어 도용 논란에 휩싸였다. 유명 만화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소재를 모방했다는 것이다.

10일 만화가 천계영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동안 ‘좋알람’ 모방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으나 결국 상대방과 협의가 되지 않아 입장을 다시 분명히 전하고자 한다”며 장문의 글을 게시했다.

논란이 일고 있는 어플은 (주)소개요의 ‘좋아요 알람’으로 실제로 출시된 어플이다. 천 작가는 해당 어플이 시즌 2까지 연재된 자신의 웹툰 ‘좋아하면 울리는’에 등장하는 가상 어플 ‘좋알람’을 모방했다는 입장이다.

웹툰 속 ‘좋알람’은 ‘좋아하면 울리는’의 핵심 소재로, 반경 10m 이내에 사용자를 좋아하는 사람이 들어오면 알람이 울린다.

천 작가는 입장글을 통해 “‘좋알람 어플이 진짜로 생겼다’는 다수의 댓글이 회마다 계속 올라와 구글플레이스토어에 가보니 모방 어플이 출시되어 있었다”며 “해당 업체는 자신의 어플을 ‘좋아하면 울리는’에 등장하는 ‘좋알람’과 같은 어플이라고 소개하며 작가 이름과 웹툰 링크, 작품 이미지까지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저의 요구는 단순했다”며 “웹툰을 이용한 서비스와 마케팅을 중단하고 독자들이 저의 웹툰과 해당 어플을 연결하여 생각하지 않도록 어플 서비스의 유사성을 변경하고 독자들이 혼동할 수 있으므로 명칭을 변경해달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 (주)소개요가 자신의 웹툰을 마케팅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올린 이미지

천 작가는 그러면서 “해당 업체는 ‘죄송하다, 작가님과의 연결 방법을 찾지 못하여 미처 신경 쓰지 못했다’면서 처음에는 명칭과 로고를 바꾸겠다고 했다”며 “그러나 해당 업체는 계속 죄송하다고만 하면서 오히려 저에게 라이센스를 달라고 요구했고 어플 명칭을 변경하지 않고 상표까지 출원하였다”고 주장했다.

천 작가는 법적 조치를 취하기 위해 내용 증명을 해당 업체에 보냈고, 양측은 원만한 합의를 위한 협상을 진행했지만 현재는 결렬된 상태다.

그는 “사람의 마음과 위치 공개를 결부시킨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업자의 도덕성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작가의 동의도 없이 작품을 가져다 쓰고는 사후에 문제가 되자 작가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고 라이센스를 달라고 요구하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태도를 보이는 업체의 도덕성이 신뢰가 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주)소개요 홍진만 대표는 ‘go발뉴스’에 “저작권 이슈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익명으로 고백을 해서 알려주는 서비스를 이전부터 만들어 왔었다. 홈페이지의 공지를 통해 (웹툰에서) 영감을 받고 제작한 부분은 사실이라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만화에서는 현실적인 기능 구현이 안 되는 부분이 있지만 ‘좋아요 알람’은 기존 서비스를 통해 좋아하는 사람을 전화번호부에서 설정해서 고백하는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며 “합의점을 찾기 위해 (천 작가 측과) 여러 차례 자리를 했지만 접점을 못 찾은 것 같아 합의가 진행이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또한 천 작가가 요구한 ‘명칭 변경’ 부분에 대해서도 “어려울 것 같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해당 업체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모방했다는 천 작가의 주장은 저작권법과 관련해서는 보호받기 어려워 보인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go발뉴스’와 통화에서 “저작권법에서는 아이디어를 보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업체는 작가의 작품 속에서 아이디어를 얻었고, 이를 어플 서비스로 구현했다는 것.

다만, 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이란 창작성 있는 표현을 보호하는 것이기에 어플 구성이나 화면, 홈페이지 같은 부분이 천 작가의 작품에 나온 부분과 유사하다면 편집저작물에 해당해 보호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천계영 작가와 어플 제작 업체간 아이디어 도용 논란은 다양한 법리해석이 가능해 한동안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