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개봉 불투명 소식에 네티즌 “시민 모금으로 난관 이겨내자”
영화 <귀향>은 위안부 피해자 강일출 할머니가 그린 그림 ‘태워지는 처녀들’을 소재로 했다. 16세에 중국 지린의 위안소에 끌려간 강 할머니가 모진 고초를 당하다 장티푸스에 걸리자 일본군이 자신을 불태워 죽이려 했던 장면을 기억하며 그린 그림이다.
강 할머니의 그림을 본 조정래 감독이 13년 전에 시나리오를 썼지만 투자자를 찾지 못했다. 제자리 걸음에 머물던 영화가 물꼬를 트게 된 것 지난해 말. 국민 4만 여명이 참여한 크라우드 펀딩으로 6억원이 모아지면서 가까스로 첫 촬영에 들어갔다.
하지만 촬영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일본 진출을 고려하던 한국 배우들이 출연을 거절했고, 일본 배우들이 출연을 고사했다. 부족한 제작비로 이어나가던 촬영은 번번이 중단됐다. 그러자 주인공 영희 역을 맡은 손숙 씨를 비롯해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이 출연료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각계각층의 후원으로 영화는 우여곡절 끝에 촬영을 마쳤다. 그러나 또 다른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투자 배급사였다. 조 감독은 영화 투자 유치를 위해 국내외로 뛰어다녔지만 돌아온 답변은 “흥행이 어렵겠다”는 말뿐이었다. 영화 내용이 정치·외교적으로 민감하다는 푸념도 쏟아졌다.
지난 4일 영화 개봉이 불투명해졌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2차 모금이 시작됐다. 영화를 후원 할 수 있는 방법이 SNS 등을 통해 퍼지면서 주말 사이 1천만원이 넘는 금액이 모였다. 네티즌들은 “시민들의 모금으로 난관을 이겨냅시다”(@gogo***), “부디 사라져 가는 역사의 기억을 함께 돌아봐 주세요”(@sweet***) 등의 반응을 보였다.
<귀향>은 해외 영화제 출품을 목표로 마무리 단계 중이다. 현재 CG, 색보정, 음악 삽입 등 후반 작업이 남아있다. 앞으로의 작업까지 필요한 금액은 9억원 정도다. 어느 것 하나 평탄한 과정이 없을 정도다. 제작진은 국내 개봉이 어려울 경우 주민 센터 등에서 직접 상영을 하는 방법도 고려중이다.(☞영화 <귀향> 후원하러 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