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자영업자 핑계 대는 경영계…을들 간 대립 부추기는 악의적 수법”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측 위원들이 내년도 최저임금 30원 인상안을 제시하자 거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제9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가 열렸다.
이날 회의에서는 입장차가 워낙 커 해마다 협상에서 가장 진통을 겪는 최저임금인상액을 노동계와 경영계가 제시하고 양측의 입장을 확인하는 선에서 회의가 마무리 됐다.
또 경영계의 가장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던 최저임금 기준에 월급액을 병기하는 안도 결국 이날 통과됐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최저임금 고시에 최저시급액과 함께 최저월급액도 병기하게 된다. 다만, 이 안은 경영계의 주장인 월 환산기준시간을 209시간으로 한다는 문구를 포함하는 조건으로 합의가 됐다.
이날 노동계는 기존 1만원에서 하향 조정한 8400원을 제시했고, 사용자측은 기존 동결(5580원)에서 30원 오른 5610원을 제시했다.
경영계는 중소자영업자들이 최저임금 인상시 지불 능력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30원 인상안을 제시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이 같은 안을 두고 오는 5일부터 7일까지 3일 동안 연속 협상을 통해 내년도 최저임금액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사용자측이 30원 인상안을 제시했다는 언론보도가 이어지자 주말 사이 여론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당신들이 30원 오른 돈으로 살아봐라!”, “세금 오르는 추이는 맞춰줘야 될 거 아니냐”, “30원이면 하루 8시간 근무시 240원, 한달 30일 7100원, 1년 12개월 8만 6400원…참 많이도 오른다!”, “삼십 원은 땅에 떨어져 있어도 안 줍는다!”, “노동가치가 땅에 떨어진지 오래구나!”, “교통비 오른 것 만큼은 올라야지!”라는 등 분노 섞인 반응들을 쏟아냈다.
또 “쓰레기봉투에 들어간 최저임금! 스스로 자립할 수도 없이 고꾸라진 착취 노동이 지금 대한민국에 널브러져 있다!”, “30원? 콜! 법인세 30% 올리면 최저임금 30원 인상 콜!”, “담배값 인상 2000원(정부), 교통비 인상 200원(지자체), 최저임금 인상 30원(사용자) 말이되냐?”, “한 달 열심히 일 해봐야 롯데리아 해피밀 세트 두 개 사먹네!”라는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영세자영업자 핑계 대는 경영계…을들 간의 대립 부추기는 악의적 수법”
한편, 최저임금위원회에 노동계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이남신 소장은 5일 ‘go발뉴스’와 통화에서 “경영계는 (협상 때마다) 매번 (어이없는 인상안 제시)그래왔다”며 “어려운 경제와 중소영세자영업자 핑계를 대는데 이는 근본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노동시장의 일자리를 해소하게 되면 자영업자들도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대다수의 영세자영업자들은 일자리가 좋지 않아 창업을 하는 것이다.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과잉경제도 해소되고 양극화도 해소 되고 상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단기적으로는 영세자영업자에 대한 대책은 필요하다”며 “지불능력이 없는 영세자영업자들에 대한 지원대책이 필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최저임금 인상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총 같은 사용자위원들은 을들간의 대립을 통해서 최저임금 동결 혹은 최소 인상을 주장하는데 이는 대단히 악의적으로 논점을 흩트리는 지능적인 수법”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을 가로막는 근본적인 걸림돌은 대기업과 재벌자본들의 문제다. 골목상권 침해하고, 원‧하청업체간 불공정거래를 일삼는 재벌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보다 근본적인 문제”라고 거듭 지적했다.
올해 최저임금위원회 경영계측 위원은 이동응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 김동욱 한국경영자총협회 기획홍보부장, 김제락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지원본부장, 송원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 조봉현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박복규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회장, 최금주 화이버텍 대표이사, 김대준 한국컴퓨터소프트웨어판매업협동조합 이사장,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등 9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