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촌지 예민한 학기초, 부적절 행동”
충청도의 한 중학교 기간제 교사가 계좌번호가 적힌 명함을 돌려 물의를 빚고 있다. 교육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의도를 한 것인지 실수였는지 모르겠지만, 학부모들이 촌지나 찬조금 등에 예민한 시기인 학기 초이니 만큼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5일 충북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도내 모 중학교 기간제 A교사는 개학 첫날인 지난 4일 자신의 반 학생 35명에게 “무슨 일이 있으면 곧바로 연락을 해라”라며 명함 2장씩을 나눠줬다.
명함 앞면에는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 이메일이, 뒷면에는 휴대전화 번호, 이메일, 은행 계좌번호가 적혀 있었다.
명함에서 계좌번호를 발견한 일부 학부모는 “담임교사가 학생들에게 나눠준 명함에 계좌번호가 적혀 있다는 사실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무슨 의도인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 학교 측에 문제제기를 했다.
논란이 일자 해당 학교 측은 명함을 회수하고 A교사의 은행 계좌를 폐쇄토록 조치했다.
A교사는 자신을 소개하는 가정 통신문을 미처 만들지 못해 학원 강사 때 사용하던 명함을 돌린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학교 측은 전했다.
그럼에도 논란이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자 A교사는 학교 측에 사표를 제출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학생들을 열심히 가르치려고 의욕을 보이다가 빚어진 것으로 판단돼 사표 제출을 말렸다”고 전했다.
교육시민단체 좋은교사운동 김진우 공동대표는 6일 ‘go발뉴스’에 “의도한 것인지 실수였던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학부모들이 촌지나 찬조금에 예민한 학기 초이니 만큼 (계좌번호가 적힌 명함을 돌린 것은) 부적절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과거에 비해 촌지나 찬조금이 많이 없어졌지만 학부모의 부담은 여전하다”며 “학부모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에 대한 고민이 깊지 않았던 것 같다. 학부모의 마음을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