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페이지 ‘달변가 그네’ 이어 ‘박근혜 번역기’ 등장

“박근혜 대통령의 말씀을 번역 해드립니다”.. 재치만점 풍자와 역설로 인기

©'박근혜 번역기' 페이스북 화면 캡처
©'박근혜 번역기' 페이스북 화면 캡처
“나는 박근혜 정부의 지난 2년 3개월을 요즘 신조어 딱 두 단어로 설명할 수 있다. 안 알라줌, 아몰랑.”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을 해석해주는 SNS 페이지가 등장해 화제다. ‘박근혜 번역기’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5일 페이스북에 등장한 이 페이지는 8일 현재 ‘좋아요’ 1만을 기록했다. (☞페이지 바로 가기)

페이지 문패는 박 대통령의 지난 대선 슬로거인 ‘내 꿈이 이뤄지는 나라’를 패러디한 ‘내 말을 알아듣는 나라’다. 페이지 소개란에는 재치 있는 풍자가 돋보인다. 개설자는 “대한민국 최고존엄 박근혜 대통령의 말씀을 번역해드리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페이지입니다”라고 소개했다.

‘박근혜 번역기’의 인기 비결은 박 대통령 특유의 ‘유체이탈’ 화법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한 문체다. 여기에 박 대통령이 즐겨 쓰는 표현까지 곁들여져 보는 이들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낸다.

그러나 이 재미있는 번역 뒤에는 정부의 행태를 겨냥한 날카로운 비판이 숨어있다. 가장 큰 호응을 얻은 번역은 지난 5일 박 대통령이 국립의료원에서 의료진에게 건넨 질문이다. 메르스 발병 17일 만에 첫 현장 점검에 나선 박 대통령은 “여기 계시다가 건강하게 다시 나간다는 것은 다른 환자분들도 우리가 정성을 다하면 된다는 얘기죠”라고 말했다.

©'박근혜 번역기' 페이스북 화면 캡처
©'박근혜 번역기' 페이스북 화면 캡처
‘박근혜 번역기’는 이를 “감염, 확산 환자들을 격리병상에 계시다가 다시 건강하게 나간다는 것은, 또 다른 환자가 생긴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뜻을 모아 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면 우주가 나서서 도와주기 때문에 감염과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말씀이죠?”라고 풀이했다. 메르스 사태에 늦장 대응으로 일관하는 박 대통령의 무대책을 꼬집었다.

2013년 12월 24일 12사단 신병교육대대 GOP를 방문해 한 발언도 큰 호응을 얻었다. ‘좋아요’ 1347건을 기록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군 생활이야 말로 사회생활을 하거나 앞으로 군 생활을 할 때 가장 큰 자산이라는…”라며 신병들을 격려했다.

이를 알아듣기 어렵다는 네티즌들의 번역 요청에 ‘박근혜 번역기’는 다음 같이 재구성 했다. “사병 군생활은 앞으로 사회생활을 할 때 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내가 일자리를 만들 생각이 없기 때문에 다시 부사관으로 군생활을 할 때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근혜 번역기' 페이스북 화면 캡처
©'박근혜 번역기' 페이스북 화면 캡처
지난 7일에는 번역이 필요 없는 박 대통령의 발언이 등장했다. 개설자는 박 대통령이 2004년 한나라당 대표 시절, 국회 교섭단체대표를 연설을 하고 모습을 담은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사진 상단에는 ‘2004년 근혜가 2015년 근혜에게’라는 부제가 붙었다.

당시 선교사 김선일씨 피랍 사건으로 목숨을 잃자 박 대통령은 “국가가 가장 기본적 임무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 하지도 못하는 것을 보면서, 국민들은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에 분노하며 국가에 대한 근본적 회의를 갖게 됐다”며 노무현 정권을 질타했다.

야당 대표로서의 박 대통령의 분노는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박 대통령은 또  “참, 나쁜 대통령”, “국민 한 사람을 못 지켜낸 노무현 대통령은 자격이 없으며 난 용서할 수 없다”는 강도 높은 발언을 서슴치 않았다.

©'박근혜 번역기' 페이스북 화면 캡처
©'박근혜 번역기' 페이스북 화면 캡처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박 대통령의 이  발언은 메르스 사태로 허덕이는 현 정부를 겨냥한 꼴이 됐다. 해당 글을 본 네티즌들은 “수첩의 유무에 따라 극과극”, “지금 느끼고 있을 회의감은 참여정부에게 느꼈던 것보다 300배 이상 더 크겠군요”, “이런 대통령을 가진 나라가 한심하네요” 등의 의견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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