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대 교수 비대위 김누리 위원장

중앙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김누리 위원장(독어독문학과 교수)이 말했다.

중앙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박용성 전 중앙대 이사장의 ‘막말 이메일’ 파문과 관련해 사립학교법 위반 등 혐의로 박 전 이사장을 고발하겠다고 선포했다. 김 교수는 “박 전 이사장의 막말은 한국 대학사회와 구성원들을 모욕한 ‘대학판 조현아 사건’”이라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24일 <평화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히고 박 전 이사장의 횡포을 비판했다. 그는 “박 전 이사장은 대학을 자신의 사유물처럼 농락해 왔다”며 “학사 개편안을 밀실에서 쿠데타 방식으로 밀어붙이고 이를 반대하는 교수들을 회유하고 꾸준히 협박해왔다”고 주장했다.

박 전 이사장의 무분별한 ‘갑질’은 지난달 24일 학교 구성원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드러났다.

이메일에서 박 전 이사장은 학사 개편을 반대하는 교수들을 겨냥해 “목을 쳐달라고 목을 길게 뺐는데 안 쳐주면 예의가 아니다”, “가장 피가 많이 나고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쳐주겠다”고 했다. 또 비상대책위원회를 변기를 뜻하는 ‘비데’(Bidet), 소속 교수들을 ‘조두(鳥頭)’라고 빗대 조롱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박 전 이사장의 막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 교수는 “박 전 이사장은 평소 ‘목을 친다’는 부적절한 표현을 많이 해왔다”며 “2008년 두산 재단이 학교에 들어왔을 당시 ‘내 발목을 잡는 사람이 있으면 손목을 자르고 가겠다’는 말을 했다. 그때는 농담인 줄 알았다”고 설명했다.

박 전 이사장의 자진사퇴에도 비대위가 ‘고발’이라는 강경책을 들고 나온 이유는 이사단의 전횡을 막기 위해서다. 두산이 장악한 중앙대를 비롯해 최근 대학 이사회의 권력 남용은 비일비재하다.

최근 상지대는 이사회가 구 재단의 김문기씨를 총장으로 선임하려고해 교수들과 마찰을 빚었다. 수원여대 이사회는 납품비리 혐의가 있는 이재혁 전 총장을 재선임한 바 있다.

▲ 2013년 9월 2일 열린 중앙대 100주년 기념관 기공식에서 박용성 이사장(오른쪽 세번째)과 이용구 총장(왼쪽 세번째)이 삽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중앙대학교)

이어 “이른바 조중동 등 재벌신문의 ‘대학평가’는 재벌이 북 치고 장구 치면서 대학을 장악하는 하나의 수단”이라며 “중앙대와 성균관대 등 대학평가에서 순위가 오른 대학들 모두 재벌이 지배하는 대학들”이라고 씁쓸해 했다.

학교 정상화 방안을 묻는 질문에 김 교수는 “대학이 자율적으로 학교를 운영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지원은 하되 지배하지 않는다’는 사립대 이사단 원칙이 중앙대에서 심각하게 왜곡돼 있다”며 “이를 되돌리기 위해 대학과 재단은 지원을 위해 노력을 하고 학교를 자율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터뷰 말미에서 그는 “중앙대 이사회에서 두산 측 인사는 배제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사회는 주로 학자들과 그 지역 사회의 명망있는 사람들이 구성하는 것”이라며 “학교에 두산이 들어왔다고 두산의 일가 친척, 전 사장들이 이사회를 구성한다는 것은 대학을 사유화 하겠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