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측 임용 결정은 ‘갱생의 기회’.. 내부 분위기는 탐탁지 않아
A기자는 13일 KBS 사내 게시판에 ‘사죄의 말씀을 올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자신을 ‘문제의 신입사원’이라고 소개하며 “그동안 논란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당사자의 직접적 발언이 없어 많은 분들에게 혼란을 느끼게 해 드린 점 등을 사과드린다”고 적었다.
A기자는 지난해 2월 KBS 기자들에 의해 일베 헤비 유저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내부 반발에도 불구하고 지난 1일 정식 임용돼 현재는 비취재부서인 남북교류협력단에서 근무 중이다.
그는 자신이 과거 일베 게시판에 쓴 글과 댓글이 알려진 후 “하루하루가 무섭고 두려웠다”면서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지금도 섣불리 판단할 수 없지만, 한 마디 없이 숨기만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생각해 글을 적게 됐다”고 밝혔다.
KBS의 임용 결정에 대해서는 “갱생의 기회를 주신 것”이라고 표현했다. A기자는 “그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며 “과거 일부 글로 저를 판단하지 않고 변화 가능성을 봐주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정성 없는 사과문’ 냉담한 내부 반응
그는 과거 일베 게시판에 올린 글과 댓글을 ‘제 안의 어두운 모습이 표출된 것’, ‘제 배설’이라고 지칭했다. 그러면서 “극단을 오갔던 과거 배설들에 제 본심이 담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믿어주시기를 바란다. 진심으로 사죄드리며 처절히 반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근무 중인 남북교류협력단의 업무에 관해서는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 노력해 보여드려야 할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또 자신이 잘못하고 있을 때 “매섭게 봐주고 엇나가는 게 있다면 즉시 엄벌에 처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글의 말미에서는 “진정 새 사람으로 거듭날 준비가 돼 있고 염려하는 것과 다른 사람일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드릴 기회를 얻고 싶다”며 “전혀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살아가며 실제로 보여 드리겠다”고 간곡히 호소했다.
그러나 내부 분위기는 냉담하다. 장문의 반성문이지만 ‘진정성이 없다’는 게 KBS기자들의 반응이다. 한 KBS기자는 ‘go발뉴스'와의 통화에서 “구구절절한 회포에 가깝다”며 “반성을 가장한 글로 보인다. 누구든지 그리 적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KBS기자협회는 해당 사안에 대해 지난 8일 대토론회를 열었으며, 11개 협회는 오는 17일 전 구성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열고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