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KBS에 ‘일베 기자’가?.. 보도국 내부 ‘충격’

“생리 휴가 가려면 생리 인증?”.. 그릇된 성의식‧왜곡된 역사인식 드러내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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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기자들 가운데 극우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 회원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기자는 KBS기자들이 사용하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블라인드’ 익명게시판에 “여직원들이 생리휴가를 가려면 생리를 인증해라”는 내용이 담긴 글을 올려 물의를 빚었다.

13일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KBS기자 A씨는 지난 2013년부터 최근까지 일베 게시판 등에 6870여개의 글과 댓글을 올렸다. 글 대부분이 여성비하, 광주민주화운동 비하,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내용이었다.

‘생리휴가’ 글에 논란이 일자 KBS 기자들은 구글링을 통해 해당 관련 글을 작성한 A씨의 행적을 찾아냈고, 그가 일베 회원이라는 것도 확인했다.

<미디어오늘>은 “A씨가 인터넷 공간에 남긴 일련의 흔적은 표현의 자유 차원을 넘어 우리사회의 보편적 상식에서 크게 벗어난 차별과 폭력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다”며 “공영방송 기자로서 자질을 갖추었다고 보기 힘든 극우편향성인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기사에 따르면 A씨는 2014년 6월 일베 게시판에 “생리휴가는 사용 당일 착용한 생리대를 직장 여성 상사 또는 생리휴가감사위원회(가칭)에 제출하고 사진 자료를 남기면 된다”는 글을 남겼다. 이에 한 일베 회원이 “사내 게시판 달력에 생리휴가 쓰는 날짜에 이름과 얼굴을 1년 내내 게시해야 한다”는 글을 남기자  “그거 좋네”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KBS 보도국 A모 기자가 일간 베스트 저장소 게시판에 남긴 글 일부 © go발뉴스
KBS 보도국 A모 기자가 일간 베스트 저장소 게시판에 남긴 글 일부 © go발뉴스
익명이 보장된 SNS에서 A씨는 자신의 그릇된 성의식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성 팔면 피해자, 성 사면 가해자, 명백한 시장거래 행위를 가해자-피해자 대립구도로 보는 시각이 참신하다. 막말로 ‘마약 팔러왔습니다’ 사시면 님 처벌 받지만 난 안받아욤. 왜냐면 저는 먹고살려고 파는 거니깐요”라고 적었다.

또 “여자들은 핫팬츠나 미니스커트를 입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공연음란 아니냐”는 주장도 했다. A씨는 “밖에서 몸 까고 다니는 X이면 모텔 가서 함 하자 하면 X XX 같은데”라며 여성에 대한 혐오적인 성적 묘사를 일베 게시판에 남겼다.

A씨가 올린 글에서는 왜곡된 역사인식도 확인됐다. A씨는 일베게시판에 ‘광주시민이 분노할 건 뭐노?’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좀 웃기지 않냐ㅋㅋㅋ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사태 폭동이라 부르면 왜 유독 광주사람들이 화를 낸다는 것임? 이권 짤릴까봐?”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라 망한다 걱정하는 우국충절한 좌음(포털사이트 다음을 지칭하는 일베 용어) 댓글러들 꼬라지 봐라. 이미 기사 내용은 관심 밖이고 파블로프의 개 마냥 짖고 있다”고 비꼬았다.

A씨는 또한 “한국형 진보는 사회적 기생충들이 분명하다. 열심히 일한 자들로부터 빨아먹는 데만 관심 있으니 박멸대상”이라는 자신의 글을 캡쳐해 일베 게시판에 올리기도 했다. 현재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일간베스트 게시판의 A씨의 글은 삭제된 상태다.

A씨의 글에 KBS 보도국 내부는 충격에 휩싸인 분위기다. 한 KBS기자는 “입사 전 일베 회원으로 활동하며 극우적이고 여성혐오의 내용을 담은 글을 올린 사람이 KBS기자를 하겠다고 입사했다는 것에 같은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참담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KBS기자는 “A기자가 쓴 글은 사상의 자유라는 측면이 아니라 타자에 대한 무차별적인 폭력으로 봐야 한다”며 “이런 일종의 증오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당연히 기자가 되어선 안 된다. 공영방송 KBS 기자는 더욱 더 되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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