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어릴 적 잠시 살았던 포항시 흥해읍 ‘덕실마을’에 100억 원이 넘는 세금을 들여 대통령 기념관 등을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치권을 비롯한 시민단체에서는 공과에 대한 냉철한 평가 없이 퇴임하자마자 거액의 세금을 들여 기념관을 짓겠다고 하는 것은 시민들의 반감만 살 뿐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26일 <한겨레>는 포항시가 2015년까지 국비 60억 원과 시‧도비 60억 원 등 120억 원을 들여 ‘덕실마을’ 1만 6000㎡ 터에 대통령 기념관과 생태문화공원을 만들 계획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포항시와 경북도는 올해 예산안에 사업비 10억 원씩을 편성했고 다음 달부터 본격 사업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 이명박 전 대통령이 25일 제18대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축하를 건네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통합진보당은 26일 논평을 내고 “이 전 대통령의 공과가 냉철히 평가 되지도 않았는데 퇴임 하자마자 거액의 세금으로 기념관을 짓겠다하면 누가 반기겠냐”면서 더구나 “관광객이 현저하게 줄었는데도, 유년시절 잠시 살았던 마을에 100억이 넘는 세금을 들여 기념관을 강행하는 것은 전혀 타당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수정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정히 전직 대통령을 예우하겠거든 기념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합의가 우선시 돼야 마땅하다”면서 “국민들에게 어떤 가치를 선사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선행돼야 그 상징과 의미를 상실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단체에서는 기념관 건립 자체에 대한 의구심을 보이기도 했다.

조광현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26일 ‘go발뉴스’에 “왜 기념관 얘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면서 “공과에 대한 평가는 차후에 하더라도 MB기념관을 세우는 데 시민의 세금을 과하게 투입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논란에 포항시 관광진흥과의 한 관계자는 ‘go발뉴스’에 “민간단체에서 나서서 국비를 확보해 주면 기념관을 지을 때 포항에 유치할 수 있지 않을까란 차원에서 얘기가 나온 것”이라면서 “이명박 대통령 기념관을 유치하려고 하는 것이지, 시에서 자체적으로 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포항시와 경북도의 예산안 편성과 관련해서는 “생태문화공원을 조성하려면 부지를 확보해야 한다. 금년에는 20억으로 부지 매입도 하고, 주차장도 조성할 계획”이라면서 “일단 부지부터 매입해 생태문화공원을 조성할 계획인데, 보도가 너무 와전됐다”면서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이 같은 소식에 트위터 등 SNS에서는 “쿠데타와 유신독재자 박정희기념관, 그리고 반란수괴범 전두환의 일해공원, 북한 전역에 세워진 김일성 동상 만여 개. 뭐가 다른가? 4대강 생태계를 파괴한 공로인가?”(@194****), “민초가 낸 십시일반 세금으로 MB기념관을? 이건 범죄죠”(@clean*****), “돈이 썩어나는구나”(@baik*****), “국민적 합의와 지지가 선행되어야 기념을 하던지 할 것 아닙니까? 나랏돈이 공무원 돈입니까? 당장 철회하십시오!”(@hyn***) 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