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3000억 원 손실 예상.. 김제남 “나홀로 사업 전락에 글로벌 호구”
한국가스공사가 외교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알카에다와 반정부세력 본거지에 가스전 투자사업에 거액을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열린 ‘MB 자원외교 국정조사’ 기관보고에서 국회 자원외교특위 소속 정의당 김제남 의원은 가스공사 제출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4개의 이라크 사업에서 최소 3,000억 원 가량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이 말한 이라크 4개 사업 지역은 주바이르, 바드라, 아카스, 만수리아로 최경환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 재임 시절인 2010~2011년에 추진돼 현재까지 총 11억 2200만 달러 가량이 투자됐다.
문제는 아카스와 만수리아 사업이 이라크 내전 등 정국불안을 이유로 사업이 진전되지 않거나 중단된 상황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가스공사가 산업부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아카스는 2억 8000만불, 만수리아는 7,500만불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가스공사는 이들 2개 사업에 뛰어들 당시 외교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강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김 의원이 공개한 2010년 9월 12일자 외교부 문서 일부를 보면 “아카스 가스전은 과거 알카에다의 본부가 있었던 안바르(Anbar)주에 소재하고 있으며 또한 시리아 국경에 있어 불안요소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만수리아 가스전은 현재 반정부세력의 본거지이며 이라크 중앙정부와 쿠르드 자치정부간 영토분쟁과 관련 있는 디얄라(Diyala)주에 위치하고 있다”며 “일부 전문가들은 상기 불안정성 등을 감안해 가급적 우리 가스공사가 미국계 회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치안불안 등 문제를 알면서도 만수리아 가스전에 단독 입찰 했고, 아카스의 경우 2:1의 경쟁률을 뚫고 사업에 참여했다.
치안불안 그대로 사고로 이어졌다. 지난 2013년 4월 아카스 가스전 관련공사 현장에서 알카에다로 추정되는 무장 괴한의 공격으로 현지 직원 2명이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아카스 가스전 공사 현장은 아직 사업이 본격화하지 않은 상태여서 한국인 인력은 파견되지 않은 상태였다.
김 의원은 “아카스 사업의 경우 베럴당 19달러를 제시한 경쟁사에 비해 1/4 수준인 생산보상단가를 베럴당 5.5달러를 제시해 수익성까지 의문시 되었고, 컨소시엄을 구성한 카자흐스탄 기업이 이 사업을 포기하며 가스공사만의 ‘나홀로 사업’으로 전락했다”며 “또다시 글로벌 호구가 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