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독도 방문 후 극심.. “태극기에 바퀴벌레까지 그려 넣어”
한일 관계가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일본 내 혐한시위가 도를 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한 반한감정을 넘어 태극기에 바퀴벌레를 그려 넣거나 재일동포 살해위협까지 나오고 있다.
도교 신오쿠보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재일교포 김덕호씨는 10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 “재일 동포에 대한 증오연설 수준이 심각하다”고 밝혔다. 신오쿠보는 도교 내 위치한 코리안 타운으로 한인업소들이 밀집돼 있다.
김씨는 “‘한국사람 조센징 죽여라’, ‘밟아 죽여라’, ‘바퀴벌레 놈들아’ 등 구호를 외치고 다닌다”며 “글을 읽을 줄 아는 재일교포 아이들이라면 ‘왜 우리나라가 저런 얘기를 들어야 되냐’면서 한국으로 돌아가자는 아이들도 있고, 겁도 난다”고 말했다.
이어 “(시위대 가운데) 군복 차림의 사람들도 있고, 우익 단체의 특이한 복장을 입은 사람도 있다. 태극기를 자동차에 묶고 질질 끌고 다니거나 전쟁을 상징하는 깃발을 들고 나온다”며 날로 심각해지는 혐한시위의 문제를 지적했다.
우익단체들의 매스컴 압박도 심각한 수준이다. 김씨는 “일본 방송들도 요즘 한국 프로그램 내보내는 것을 꺼려 한다”며 “매스컴에 약한 일본인들도 ‘위안부는 실제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방송 내용이 나가면 ‘한국 사람들이 (위안부가 있었다고) 거짓말 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도 한다”며 “혐한시위가 매주 계속되면서 (한인업소 밀집지역을) 위험 지역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혐한시위가 급증한 계기에 대해서 김씨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자기 회고록에서 (독도 방문을) 굉장한 자랑거리로 썼고, 개인적인 면에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개인적으로는 재일동포들이 몇 십년 쌓아온 일본 내 신뢰를 무너트렸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이 그런 행동에 있어서 좀 더 신중해야 했다”고 아쉬움도 토로했다.
지난 6일 일본 여당인 공명당이 신오쿠보 한인 상점가를 방문해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 시위)에 의한 피해 실태를 조사한 것과 관련해 김씨는 “제일 중요한 것은 민간차원의 한일우호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올해는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이 되는 해고 일본은 패전, 우리는 광복 70주년이기에 한일 관계의 우호개선이 좀 더 있었으면 좋겠다”며 “활발한 한류 문화 콘텐츠가 제공되고 민간 영역에서 더 좋은 교류가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