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망록서 ‘MB노믹스’ 예찬.. “대중에 영합하면 미래가 없다”
지난 MB 정부 초대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비망록을 통해 4대강과 자원외교 등 자신이 주도했던 ‘MB노믹스’를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5일 강 전 장관은 <현장에서 본 경제위기 대응 실록>(삼성경제연구소 간)을 출간하고 “지나치게 고평가된 환율을 정상화하고 경쟁국보다 높은 법인세율을 인하하는 것을 재벌 봐주기로, 과도한 소득세율 인하나 정치폭력 같은 종합부동산세 경감을 두고 부자 감세로 매도당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대중에 영합하면 미래가 없다”며 “국민의 비판에 굴하지 않고 나라를 위한 길을 가야 하는 것이 관료”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특히 강 전 장관은 인위적인 환율 조작으로 수출부양책에 반대한 한국은행을 “외환시장의 절대군주 차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2008년 당시 원·달러 환율이 달러 당 1,250원을 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그런데 이성태 전 한은 총재는 한 포럼에 나가 적정 환율을 970∼980원이라고 발언해 하루에 원·달러 환율을 20.9원 떨어뜨렸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한은이 외환위기를 앞두고서도 원·달러 환율 890원이 마지노선이라고 버텼다. 정상적일 때는 몰라도 위기를 앞두고는 환율을 중앙은행에 위임해서는 안 되고 시장에 맡겨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강 전 장관이 추진했던 고환율 정책은 그 과실이 일부 수출 대기업으로만 흘러 들어가 오늘날 우리 경제의 불균형 성장을 더 심화시킨 주범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한 이성태 전 한국은행 총재는 “환율에 대한 최종 책임이 정부에 있다고 주장하는 강 전 장관이 왜 남 탓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정부가 외환정책을 이끄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당시 강 전 장관은 한은의 동참을 얻어내기 위한 설득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본인 주장만 강하게 밀어붙였다”고 반박했다.
지난 정부 시절 강한 비판을 받아온 부자 감세 비판에 대해 강 전 장관은 “(내가 밀어붙인) 35조원의 대규모 감세 정책 등 덕분에 우리 경제가 금융위기를 빠르게 극복할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그는 4대강 사업에 대해서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서비스산업의 기초인프라 건설을 위해 다른 대안이 별로 없었다”며 “아직은 자전거 길 조성에 그치고 있지만, 앞으로 주변에 많은 관광 레저 산업이 들어서면 내수산업의 진작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많은 기여가 있을 것”이라 적극 옹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