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구성한 ‘4대강 사업 조사평가위원회’의 조사에서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보 가운데 일부 보에서 물이 새거나 수질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3년 9월 국무총리 소속 민간위원회로 출범한 조사위는 지난 1년 4개월간 4대강 시설물 안전 및 사업 효과 등에 대해 조사·평가해온 결과를 23일 공식발표했다.

조사위는 먼저 보 구조물 안전성 평가와 관련해 “구조물 본체에서 균열과 누수 등이 발견되었다”며 “균열은 콘크리트 타설 및 건조 시에 발생하는 열과 불량 다짐작업 등에 의한 것으로 판단되며, 누수현상은 대부분 수직 및 수평시공 이음부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보의 기초에 대해서는 16개 보 가운데 누수 가능성이 있는 9개 보를 수중조사했는데, 이 가운데 6개보의 하류층 물방이공에서 ‘파이핑 현상’으로 인한 누수 현상을 발견했다. 파이핑 현상은 보 지반 아래 흙 속으로 침투한 물이 물길을 만들어 보 하류 쪽으로 뿜어져 나오는 현상으로, 환경단체에서 여러 차례 우려를 제기했던 부분이다.

또 달성보, 합천창녕보 등 일부 보에서는 보 주변 제방 안팎으로 물이 새는 현상이 발생해 물막이(차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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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위는 4대강 사업이 수질에 미친 영향을 평가한 결과, 4대강 사업으로 물이 보와 준설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수질이 악화되었다고 평가했다. 또 지난해 낙동강에 녹조현상이 심해진 것도 강수량이 적고 물이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수장의 수처리 대책이 적절히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정수 처리된 수돗물의 경우 남조류 독소로 인한 위해성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4대강 사업의 효과로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홍수 저감과 수자원 확보의 경우도 당초 계획보다 못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과거 최대가뭄 발생 시 용수부족 발생 지역과 4대강 사업으로 가용수량이 늘어난 지역이 불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나 보의 위치선정 기준과 과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암시했다.

조사위는 결론적으로 4대강 사업은 일정부분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충분한 공학적 검토 및 의견 수렴 없이 제한된 시간에 서둘러 사업을 진행했고, 우리나라 하천관리 기술의 한계 등으로 인해 일부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해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조사위는 이명박 정부 임기 말인 작년 1월 감사원이 4대강 사업이 부실했다는 감사 결과를 내놓은 후 구성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이후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후 국무총리실 산하에 4대강 사업을 철저하게 재검증한다는 취지로 전문가 중심의 검증단을 구성해 조사위를 출범시켰다. 정부 조사서 4대강 사업의 적절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