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제2부속실이 시계형 몰래카메라를 지난해 5월 구입한 것으로 밝혀지며 사용 용도에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16일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회 긴급현안질의에서 ‘대통령비서실 및 국가안보실 물품취득원장’에 나와 있는 청와대 제2부속실의 몰카시계 구입 현황을 공개했다.

최 의원에 따르면, 청와대는 작년 5월 총 2개의 시계를 구입했다. 해당 시계는 시계형 소형 캠코더로 소위 ‘몰카’로 사용되는 장비라는 것. 취득원장에 명시된 사용위치는 청와대 제2부속실로 명시돼있다.

최 의원이 사용 용도를 지적하자 정홍원 국무총리는 “확인한 바에 의하면 연설기록비서관실에서 사용하려고 (구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최 의원은 “거짓말 하지 말라”며 “연설기록비서관실에는 15개의 레코더가 있다. 왜 몰래카메라를 샀느냐”고 추궁했다. 그는 이어 “지금 청와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기에 몰카까지 제2부속실에서 구입했나”고 거듭 질의했다.

이에 정 총리는 “어디에 쓰는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필요한 용도가 있지 않겠나”면서 “개인적 업무에 의해 필요로 하는 건 연설 비서관이 참고할만한 자료가 있으면 그런 (용도로 구입했을 것이다)”고 답했다.

최 의원이 “몰래카메라는 몰래 녹음하고 동영상 촬영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정 총리는 “꼭 몰래만 사용하는 건 아니겠죠”라고 답해 일부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최 의원은 긴급현안질의에 앞서 보도자료를 통해 “제2부속실의 몰래카메라 구입이 최근 불거지고 있는 청와대 내 권력암투 등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며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과의 관련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최 의원은 “무임소장관으로 불리는 안봉근 제2부속실장이 왜 몰카를 구입했는지 모르겠다”며 “혹시 ‘정윤회 문건’에 나와있는 VIP 눈밖에 난 사람을 감시하기 위해 필요했던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