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정윤회 보고서 직접 문서로 받아봤다”

청와대 ‘구두보고’ 해명과 배치.. 조응천 “작성 뒤 문서로 전달”

‘정윤회 문건’이 애초 청와대의 설명과 달리 최초 작성된 뒤 김기춘 비서실장에게 문서로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한겨레>는 이같이 전하며 또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작성된 문건들이 대량 유출된 뒤인 지난 6월,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이 내부 문건 유출 사실과 함께 A4 용지 100장 분량의 문건 사본을 ‘3인방’ 중 한명인 정호성 청와대 제1부속실장에게 전달했으나 청와대에서 별다른 조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조 전 비서관과 박관천 경정 등의 검찰 진술 내용과 당시 공직기강비서관실 근무자들의 증언을 종합한 결과, 조 전 비서관은 검찰에서 “정윤회씨 국정개입 보고서 작성은 ‘김기춘 실장 경질설’을 조사하다 나온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비서관은 ‘당시 언론에 김기춘 비서실장 경질설 등의 보도가 자주 나와서 위에서 알아보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지시자가 김 실장인지 홍경식 민정수석인지 정확한 기억이 나진 않지만, 지시를 받고 당시 박관천 행정관에게 조사를 맡겼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 'go발뉴스'
ⓒ 'go발뉴스'

조 전 비서관의 지시를 받은 박 전 행정관은 박아무개 전 대전지방국세청장 등이 한 이야기들을 근거로 ‘김기춘 실장 경질설’이 정윤회씨와 이른바 ‘십상시 모임’ 등에서 비롯됐다는 보고를 했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몇 차례 다듬어진 보고서는 홍경식 수석에게 보고됐고, 조 전 비서관은 검찰에서 “홍 수석이 ‘김 실장과 관련된 얘기이니 직접 보고하라’고 해 김 실장에게 보고하고, 보고서도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이는 당초 ‘구두로만 보고받았다’는 청와대 해명과는 다르다.

김 실장이 문건을 보고받은 이후 문서 작성자인 박 행정관은 청와대를 떠났다. 3월 초 청와대 행정관들의 비위를 조사한 공직기강비서관실 감찰 내용이 언론에 보도된 뒤에는 공직기강비서관실에 대한 특별감찰도 실시됐고, 조 비서관도 4월 중순 경질을 통보받았다.

당시 공직기강비서관실 근무자들은 최근 <한겨레>에 “3월 이후 청와대 내부 문서가 대량으로 유출됐다는 게 파악된 뒤, 청와대를 떠난 조 전 비서관이 <세계일보>로 흘러간 문서 일부를 구했고, 이 문서들을 ‘유출 관련 보고서’에 첨부해 정호성 비서관에게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또 “보고서는 ‘유출본 회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시 첨부한 유출 문서는 A4 100장 안팎 분량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비선 실세’ 의혹의 중심에 선 정윤회 씨는 10일 오전 10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정 씨가 청와대 비서진과 비밀 회동을 가졌다는 의혹 등 문건 진위 여부에 조사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저작권자 © 고발뉴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