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 매뉴얼도 없이 ‘묻지마’ 해외자원 개발

새정치 이원욱 “아마추어가 감에 의지해 6조 투자한 셈”

한국가스공사(이하 가스공사)가 해외자원개발에 2008년부터 2013년 6월까지 자원개발사업매뉴얼도 없이 신규투자를 포함한 누적금액 총 58억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6조4천억 원을 ‘묻지마’ 투자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새정치민주연합 국부유출자원외교진상조사위원회 이원욱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신규 해외자원개발사업 추진에 사업매뉴얼도 없이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매뉴얼은 의사결정과정에서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고, 업무절차와 범위를 명확히 하는데 필수적이다.

현재 가스공사가 활용하고 있는 ‘자원개발사업매뉴얼’이 존재한다. 하지만 2013년 12월 30일에 개정된 것으로 실제 최초로 제정된 시기는 2013년 6월이다.

‘경영기획관리규정’ 제43조에는 의무적으로 매뉴얼을 작성하도록 명시하고 있으나, 해외자원개발사업이 시작된 지 수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변변한 매뉴얼 없이 사업이 진행되다가 2013년에 처음 제정된 것이다. 지난해 감사원 감사보고에서도 가스공사의 해외자원개발 사업 평가기준이 미비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가스공사는 ‘매뉴얼이 나오기 전에 자체규정 또는 지침 등으로 매뉴얼을 대체했다’고 이 의원 측에 답변했지만 가스공사의 공식적인 답변 자료에 따르면 실제 공사가 주로 참고했다는 규정 또는 지침들은 ‘경영기획관리규정’, ‘투자사업관리지침’이었다.

하지만 ‘투자사업관리지침’은 2013년 12월에 제정된 것으로 그해 6월에 제정된 ‘자원개발사업매뉴얼’보다 더 늦게 제정된 것이어서 가스공사의 답변은 앞뒤가 맞지 않다.

한국가스공사의 해외 천연가스 개발 모습 ⓒ 페이스북
한국가스공사의 해외 천연가스 개발 모습 ⓒ 페이스북

이에 이원욱 의원실이 가스공사에 2012년 이전에는 해외자원개발의 매뉴얼로 투자했는지 재차 문의하자 원래 답변자료를 수정하여 매뉴얼이 작성되기 이전에는 ‘신규 해외자원개발사업 참여 지침’(2010. 9월)과 ‘투자사업 평가 및 운영기준’(2009 11월)을 적용했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원욱 의원은 “결국 아마추어들이 6조를 넘어서는 투자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것이야말로 감에 의지한 묻지마 투자”라고 힐난했다.

이어 “앞으로 해외자원개발과 관련하여 한국가스공사가 참고했다는 지침 또는 평가 및 운영기준, 매뉴얼 등을 참고로 한 신규사업 19건에 대한 보고서 등이 규정에 맞게 제대로 작성했는지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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