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 일등공신인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가 ‘사자방(4대강·자원외교·방위산업)’ 국정조사에 대한 박 대통령의 미온적인 태도를 두고 “살아 있는 정권인지 숨만 붙어 있는 식물정권인지 알 수가 없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이 교수는 18일 박 대통령의 싱크탱크였던 국가미래연구원에 올린 ‘비리와 의혹을 계승한 정권’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이명박 정권만큼 비리 등 많은 문제와 의혹을 남긴 정부도 없을 듯하다”면서 ‘사자방’ 의혹을 하나하나 비판했다.

이 교수는 먼저 4대강 사업과 관련해 “목적도 용도도 불분명한 4대강 사업을 법이 정한 절차를 어겨가면서 강행하더니 예상했던대로 대재앙을 초래하고 말았다”며 “4대강 사업을 둘러싸고 국내에서 많은 논란이 일었던 것은 그것이 우리나라 4대강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가시적 사업이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이제 해외자원개발도 추악한 생얼굴을 그대로 드러내고 말았다”며 “해외자원개발에 참여했던 공기업들은 수십조원을 허공에 날려 보내고 부실상태에 빠져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방위산업 비리는 원래 파악하기 어려운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몇몇 사건이 드러나 있는 상태”라며 “사정이 이러하니 도무지 이명박 정권이 혈세로 개발하고 구입한 무기체계가 작동이나 제대로 하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박근혜 정부를 향해서도 “상황이 이쯤 되면 새로 들어선 박근혜 정부가 강도 높은 조사를 했었어야 한다”며 그러나 “박 대통령은 ‘사자방’ 비리 등 곤란한 사안에 대해선 도무지 아무런 말이 없다”며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자신이 이명박 정권과는 다를 것임을 은연중에 강조하면서 대통령에 당선됐다. 하지만 당선된 후에 보여준 모습은 당선 전과는 180도 달랐다. 박근혜 정권은 전 정권 하에 있었던 비리와 의혹을 털어내기는커녕 통째로 승계한 모습이다”라며 “박근혜 정권은 이명박 정권과 ‘샴 쌍둥이’가 된 셈”이라고 힐난했다.

이 교수는 아울러 “하지만 한 정권 5년은 덧없이 빨리 지나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박 정부가 정리하지 못한 사자방 비리와 의혹은 다음 정권에서 다루어질 것이다. 그러면 박근혜 정권도 사자방 비리의 당사자로서 심판대에 오를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