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목항 임시주택 빗물 ‘뚝뚝’.. “정부 허술함 그대로!”

진도군 “범대본 해체 후 철수 분위기.. 더 이상 지원 방안 無”

진도실내체육관을 떠난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의 팽목항 임시 주택 사진이 공개됐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고 오영석군의 어머니 권미화씨가 24일 공개한 사진 속 팽목항 임시주택은 18.15㎡크기의 컨테이너 하우스다. 같은 크기의 임시주택 10동이 현재 팽목항에 설치돼 있다. 간이 샤워장과 조리장을 갖춘 식당도 별도로 마련됐다. 임시주택은 진도군이 운영 관리를 맡고 있다.

권씨가 이날 공개한 사진들 가운데 가족식당으로 사용하고 있는 컨테이너 하우스는 비닐과 테이프로 천장 곳곳을 임시 접합한 모습이었다. 빗물을 막기 위해서였다. 권씨는 “가족들이 식사하는 식당 지붕에 비가 샌다”며 “정부의 허술함은 그대로냐”고 비난했다.

사진제공=세월호 희생자 고 오영석군의 어머니 권미화씨
사진제공=세월호 희생자 고 오영석군의 어머니 권미화씨
사진제공=세월호 희생자 고 오영석군의 어머니 권미화씨
사진제공=세월호 희생자 고 오영석군의 어머니 권미화씨
권씨는 앞서 지난 2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서 “실종자 가족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진도실내체육관을 떠나 팽목항으로 이전했다. 그러나 팽목항이 다시 관광지역으로 조성되면서 가족들은 공사로 난리법석인 곳에 머문다”고 토로했다.

권씨는 “보건소도 빠지고, 응급시설도 빠지고 당장 먹고 씻는 곳들도 다 뺀다고 했다. 안산에서 내려온 몇몇 부모들과 3일 반나절을 지키며 혹여나 쫓겨날까봐 조마조마 했다”며 답답한 심정을 전했다.

이어 “21일에는 전력을 담당하는 곳에 ‘가족들은 여기 더 머문다. 앞으로 전기가 끊어지지 않도록 신경 써달라’고 부탁을 드렸고, ‘아직 바다에 있는 아이들과 세월호에 관련한 모든 이들이 올라올 때까지 지키겠다’고도 말했다”고 덧붙였다.

사진제공=세월호 희생자 고 오영석군의 어머니 권미화씨
사진제공=세월호 희생자 고 오영석군의 어머니 권미화씨
실종자 가족들의 이주는 범정부사고대책본부(범대본)가 해체된 직후인 지난 20일부터 시작됐다. 실종자 두 가족이 이날 오후 진도실내체육관에서 팽목항에 설치된 임시 주택으로 옮긴 후 경기도 안산에 있던 한 가족도 팽목항으로 내려와 현재 여덟 가족 중 세 가족이 팽목항에 머물고 있다. 나머지 다섯 가족은 안산으로 돌아갔다.

팽목항 임시주택에 대해 진도군청 관계자는 “실종자 가족들이 자체적으로 머무는 경우라 지원이나 수리 등에 논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go발뉴스’와의 통화에서 “가족 식당 컨테이너는 이전에도 비가 샌 경우가 있어 임시방편으로 수리를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비가 새는 게 아니고 빗방울이 튀는 정도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 지원에 대해서는 “범정부 사고대책본부 해체 이후 실내체육관과 팽목항 일대 모두 철수하는 분위기다. 팽목항에 머무시는 가족들에 대해 진도군이 더 이상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 없는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전했다.

임시주택 운영 기간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일부 언론이 이달 28일까지 운영한다고 보도했지만, 아직 운영 기간에 대해 정확히 결정된 바가 없다. 안산시와 의논할 문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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