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주희

서른 다섯명의 단원이 부르는 노래 ‘손 내밀어’가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에 울려 펴졌다. 촛불을 든 시민들은 하나 둘 숨을 죽이며 경청했다. 무대 앞에 앉아있던 고 오영석 군의 어머니 권미화씨는 소리 없이 눈물을 훔쳤다.

세월호 참사 221일째인 22일 오후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범국민 촛불 문화제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다. 유가족과 시민 2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이소선 합창단’의 공연이 펼쳐졌다.

이소선 합창단은 “하나가 되어 싸우라”는 고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의 뜻을 받들어 한국노총, 민주노총, 노동운동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만든 합창단이다. 2011년 창립된 이래 여러 집회 현장을 찾아 노래를 불러왔다.

회색 후드 티셔츠를 맞춰 입고 무대에 오른 이소선 합창단은 이날 ‘사랑 그것은’, ‘솔아 솔아 푸른 솔아’, ‘먼 훗날’, ‘손 내밀어’,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거죠’ 등을 불렀다. 테너 출신의 지휘자 임정현씨의 독창무대도 이어졌다.

공연 중간에는 유가족과 시민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경기도 시흥 촛불연대의 정미라씨는 “지역에서 매일 촛불을 진행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세월호를 잊지 않고 유가족의 아픔을 함께 나누기 위해 끝까지 촛불을 들 것”이라고 말했다.

▲ ©강주희

4월 16일 참사 이전으로 돌아가 평범한 생활을 하고 싶다는 그는 “희생자 가족들뿐만 아니라 남아있는 실종자 가족들도 인양을 통해 가까이서 가족들을 볼 수 있도록 국민들이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이날 진도 팽목항에서 올라온 고 오영석군의 어머니 권미화씨는 범정부사고대책본부 해체 후 휑하게 변한 팽목항 소식을 전했다.

권씨는 “현재 (팽목항 일대를) 관광 지역으로 조성한다고 일사천리로 공사 중인데 정작 유가족들이 필요한 업무는 느리게 하면서 다른 업무들은 참 잘하고 철수하는 일은 참 빨랐다”고 비난했다.

권씨는 “자원봉사자들은 물론 보건소, 물리치료소도 다 빠지고 당장 실종자 가족들이 먹고 씻는 곳 마저도 철수한다고 했다”며 “삼일 밤나절 내내 쫓겨날까봐 노심초사했다”며 팽목항 상황을 설명했다.

▲ ©강주희

세월호 국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인 이호중 서강대 교수는 “돈을 이유로 인양을 포기하자는 것은 기업이 이윤 추구를 위해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도외시해서 발생한 세월호 참사의 발생 원인을 망각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이들이 또 다시 돈을 이유로 실종자 가족들의 가슴에 대 못을 박고 있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