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제3인물’ 수사망 좁히자 잠적

20대 남성, 朴 유리하게 2000여 찬‧반 활동

경찰이 국가정보원 직원 김모(29‧여)씨의 대선 여론조작 활동에 가담한 의혹을 받고 있는 이모씨에 대한 수사망을 조여오자 잠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한겨레>에 따르면 20대 후반 남성 이씨는 지난 1년간 서울 강남의 ㅅ고시원에 살다가 국정원 직원 김씨가 경찰에 자신의 존재를 진술한 직후인 지난달 초 자취를 감췄다.

ㅅ고시원 관계자는 “경찰이 이씨를 만나러 12월 이후 두번 정도 찾아왔다. 만났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1월18일까지 방세를 미리 냈는데 5일 방을 뺐다”며 “그 뒤로는 전혀 연락이 없다”고 말했다.

이씨가 방을 빼기 전날인 4일 국정원 직원 김씨가 경찰의 2차 소환조사에서 ‘아이디 5개를 이씨에게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수사 확대를 염려한 김씨와 국정원 쪽이 이 사건의 핵심 관련자인 이씨를 빼돌린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고시원 관계자는 이씨에 대해 “평범한 청년이었다. 글 쓰는 사람이라고 해서 월세가 밀릴까 걱정된다고 했더니 ‘그럴 걱정 없다’고 했다”며 “실제로 월세를 밀린 적이 한번도 없다. (이씨를) 따로 찾아오는 사람도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이씨는 인터넷 사이트 ‘오늘의 유머’ 게시판에서 국정원 직원 김씨가 만든 16개의 아이디 중 5개를 건네받고, 별도로 30여개의 아이디를 만들어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인터넷 여론조작 활동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씨는 박근혜 당선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2000차례가 넘는 게시글 추천·반대 활동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사이트 2곳의 실명 아이디를 김씨에게 빌려주기도 했다. 김씨는 이 아이디를 이용해 2곳의 게시판에 정부·여당을 옹호하는 게시글 67건을 올렸다.

그러나 경찰은 지난해 12월부터 김씨가 중고차 매매 누리집인 ‘보배드림’에서 이씨 명의로 활동한 사실을 확인하고도 이씨를 조사하지 않았다고 <한겨레>는 보도했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임병숙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은 11일 “(이씨를) 방문조사한 적은 없다. 아직 만나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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