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행부장관, ‘전원구조 오보’ 김기춘에 직보?”

서영교 “김기춘, 오보 알고도 朴 대통령에 26분 동안 보고 안 해”

세월호 참사 당일 안전행정부 장관이 ‘전원구조 오보’를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공식 보고 라인이 아닌 직접 보고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감사원은 이같은 사실을 알고도 감사보고서에 포함시키지 않았고, 김기춘 비서실장은 박근혜 대통령에 곧바로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며 은폐 의혹이 고개를 들고 있다.

15일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의원이 감사원 감사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세월호 초기 구조 활동을 총지휘해 온 강병규 당시 안행부장관은 4월 16일 오후 2시경 ‘전원구조 오보’ 사실을 확인한 직후 오후 2시 24분 김기춘 비서실장에게 통화로 상황 보고를 올렸다.

강 전 장관은 지난 5월 14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세월호 침몰사건 관련 현안보고’에서 “전원구조가 오보라는 사실을 약 오후 2시 14분쯤 확인했다”고 답했지만 김기춘 비서실장과 통화한 사실은 밝히지 않았다.

청와대 자료에 따르면,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오후 5시 중대본을 방문할 때까지 대면보고 없이 21차례 유선과 서면으로 보고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감사원 역시 ‘청와대에 대한 조사내용 및 과정’ 자료를 통해 청와대는 14시 30분 해경 상황실로부터 구조자수가 164명임을 확인하고 14시 50분에 대통령에게 전원 구조가 오보라는 사실을 정정보고 했다고 기재했다.

김 비서실장은 ‘전원구조 오보’ 관련 보고를 강 전 장관으로부터 당일 오후 2시 24분께 받았다. 그러나 보고서에는 이같은 내용이 기재 되지 않았고, 이는 김 비서실장이 오보 사실을 받고도 26분가량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았음을 뒷받침 한다.

ⓒ '청와대'
ⓒ '청와대'

감사원은 이같은 사실을 감사를 통해 밝혔음에도 결과보고서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특히 강 전 장관은 국회 안행위 현안보고에서 ‘청와대에 보고할 사항이 생기면 공식라인인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보고해야 한다’고 밝혔으나 정무수석과는 사고발생 당일 단 한 차례도 통화하지 않고 김기춘 비서실장과만 두 차례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서영교 의원은 “세월호 참사의 구조실패에 가장 큰 원인으로 ‘전원구조’ 오보와 이에 따른 청와대의 늑장대응이라는 것은 이미 다 알려진 사실임에도 청와대를 보호하기 위해 ‘구조실패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강 장관이 오보를 확인하고도 정식 보고라인이 아닌 김기춘 비서실장과 통화한 사실을 밝혀냈지만 추가 조사를 진행하지 않은 것은 전형적인 권력 눈치보기”라며 “김 비서실장도 대통령에 보고를 전달하지 않았다는 것은 더욱 문제로 이 때문에 ‘7시간 의혹’이 계속 불거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성역없는 재감사를 촉구했다.

한편, 감사원은 세월호 참사 당일 강병규 전 안전행정부 장관이 ‘전원구조 오보’를 김기춘 실장에게 직접보고했다는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감사원은 이날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감사결과 강 전 장관이 사고 당일 오후 2시24분 김 비서실장과 통화한 내용은 진도 현장의 상황 설명이었고 이때에는 강 전 장관도 전원구조 오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며” “오후 2시24분에 강 전 장관이 전원구조 오보를 내용으로 김 비서실장과 통화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또 감사원은 “강 전 장관은 오후 2시34분에 안행부 안전관리본부장으로부터 전원구조 오보 사실을 유선으로 보고받았다”며 “따라서 감사원이 강 전 장관의 직보를 확인하고도 추가적인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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