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청년단 무슨 단체인지 몰랐다.. 뼈를 깎는 마음으로 사죄”
지난 28일 ‘서북청년단’ 조끼를 입고 서울시청 광장에 섰던 노병만 씨가 꼬박 10일 만에 다시 서울시청 광장 앞에 섰다. 자신의 무지로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상처를 줬다며 이를 사죄하기 위해서다.
앞서 노 씨를 포함한 서북청년단 재건위원회 회원들은 “세월호 참사로 인한 국론분열의 중심에 세월호 유가족들이 서 있다. 단원고 유가족 대표단과 불순한 선동세력들의 눈치를 보느라 나서지 못하고 있는 서울시와 정부를 대신해 노란 리본을 정리하겠다”고 주장하며 세월호 추모 리본을 철거하려다 경찰과 서울시 관계자들에 저지당했다.
그러나 노 씨는 8일 “서울시청 앞으로 오라는 지인의 전화를 받고 서북청년단이 무슨 단체인지도 모르고 이같은 행동을 했다”며 “찢어지는 아픔을 안고 계시는 유가족분들께 저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사죄 드린다”고 밝혔다.
노 씨는 “28일 일요일 시골 친구여식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안양으로 상경 중 ‘오늘 13시까지 서울시청 앞에 도착하라’는 지인의 전화를 받고 결혼식에 축의금만 전달하고 바로 서울시청으로 향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북청년단에서 나온 지인이라는 분이 조끼와 가위를 주면서 시청 옆 가로수에 있는 노란 리본을 제거하여 서울 시청에 영구 보관하자 하기에 동참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노 씨는 “저는 전북 남원에서 농사짓는 것을 천직으로 사는 사람으로, 서북청년단이 무슨 단체인지도 모르고 앞장을 서는 행동을 하게 됐다”며 “뼈를 깎아 내는 마음으로 진심으로 크게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노 씨는 2년여 전부터 ‘독도 지킴이’를 자처하면서 1인 시위를 벌여 왔다. 노 씨는 그렇기 때문에 서북청년단이라는 단체에 대해 더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고 'go발뉴스'에 설명했다.
노 씨는 “제가 (독도 지킴이 활동을 하면서) 일본 아베 정권과 싸우면서 서러움도 많이 당했고 대마도에서는 폭행도 당했는데 그런 단체라는 걸 알고 난 후 분노를 느끼고 괴로웠다”며 “(서북청년단을) 몰아내야 한다”고 성토했다.
노 씨는 “독도 지킴이로서 일본 정부와도 맞선 놈이 이런 어리석은 짓을 했다는 자책감에 너무 힘들었고 세월호 유가족이나 많은 국민들에게 죄를 지은 것 같아 괴로웠다”고 밝혔다.
노 씨는 이날 시청광장 앞에 마련된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에 분향 후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 유가족 농성장을 찾아 직접 사죄하려고 했지만, “다음에 조용히 찾아 뵙고 사죄하겠다”며 남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노 씨는 “앞으로 몇 번이라도 유가족이 원한다면 찾아가 사죄하겠다”며 거듭 유가족들에게 죄스런 마음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