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대리인 통해 다 했다. 내 할 일은 다 했다?”
새누리당 상임고문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 자신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 캐디와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합의에도 불구하고, 개정된 성범죄법에 따라 계속 수사 할 방침이다.
24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박 전 의장은 여성 골프장 경기진행요원(캐디) ㄱ씨와 합의 여부에 대해 “대리인을 통해 다 했다. 내 할 일은 다 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1일 오전 강원 원주시의 한 골프장에서 박 전 의장은 지인들과 골프를 치며 ㄱ씨의 신체 일부를 만지는 등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다음날인 12일 경찰에 신고한 ㄱ씨는 “홀을 돌 때마다 계속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했고 성적 수치심을 느낄 정도의 신체접촉이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추행 논란이 거세자 박 전 의장은 “예쁘다 정도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터치)한 것”이라며 “내가 딸만 둘이다, 딸 보면 귀여워서 애정 표시를 남다르게 하는 사람”이라고 말해 파문이 인 바 있다.
그러나 양측의 합의에도 경찰은 계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경향>에 “합의를 해도 끝이 아니다”라며 “개정된 관련 법률에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가 폐지됐기 때문에 계속 수사해 엄정히 혐의를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6월부터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피해자 고소가 없어도 처벌받도록 성범죄법을 개정했다.
한편, 수사를 맡은 강원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는 지난 16일 박 전 의장에게 피혐의자 신분으로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이에 따라 박 전 의장은 10일 이내에 출석해 조사를 받아야 하지만, 23일 현재 출석 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